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천 의림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무산되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천 의림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무산되나

입력
2017.11.29 16:33
0 0
우리나라 고대 수리시설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제천 의림지. 축조한 지 2,00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제천시 제공
우리나라 고대 수리시설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제천 의림지. 축조한 지 2,000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제천시 제공

삼한시대 수리시설인 제천 의림지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작업이 예기치 못한 벽에 부딪쳤다.

인근 주민들이 재산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충북 제천시는 의림지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시는 올해 안에 문화재청을 거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할 계획이었다. 잠정 목록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예비 단계다.

시가 전문기관인 한국정책능력진흥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 연구원은 최종보고서에서 “의림지가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위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의림지는 우리나라 고대 수리시설 가운데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데다 구조가 독특(해발 300m고지대에 두 개의 연못을 연결한 이중 구조)하고 지금도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사실만 봐도 그 역사적·지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부연했다.

이런 평가에 따라 제천시는 의림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의림지 주변 주민들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자체를 반대하고 나서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제천시는 지역 주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6월말 주민센터에서 설명회 겸 공청회를 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회의는 시작도 못했다.

이후 일부 주민들은 수시로 시청을 항의 방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반대하는 이유는 재산권 침해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의림지는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돼 있어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데,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까지 등재되면 더 큰 제약이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천시 관계자는 “3년 전 의림지를 국가농업유산으로 지정하려다 지역민들의 반발로 신청조차 못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시간을 두고 주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0~2,500년 전인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림지는 전북 김제 벽골제, 경남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고대 3대 수리시설로 꼽힌다. 벽골제, 수산제는 이미 농사용 저수지 기능을 잃었지만 의림지는 최대 저수량 550만㎥의 풍부한 수량으로 지금도 주변 평야의 주요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다. 주변의 제림(堤林)은 2006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0호로 지정되는 등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빼어난 주변경관을 자랑한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