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터넷 강의업체 ‘이투스’가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을 위해 무료 음악 공연을 열었다가 미숙한 진행으로 비판받고 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공연장을 찾으면서, 일부 관객들이 입장 자격은 있지만 입장권이 없어 발길을 돌린 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투스 관계자는 “추가 공연, 금전적 보상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투스는 27일 오후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레드벨벳 등 인기 아이돌과 소속 강사 8명이 참여하는 ‘이투스 콘서트 TALK, HEALING, PLAY’를 개최했다. 공연 입장은 참석자가 온라인 티켓을 가져오면, 진행 요원들이 공연장 앞에서 정식 입장권으로 교환해주는 식으로 이뤄졌다. 티켓 1매당 최대 2명까지 입장 가능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공연장을 찾으면서 공연장 앞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투스가 참석자 수를 잘못 예측한 게 원인이었다.
이투스는 지난 9, 10월 추첨을 통해 1만 명이 넘는 수능 응시생들에게 이날 공연의 입장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온라인 티켓을 배포했다. 티켓 수는 공연이 열리는 화정체육관의 최대 수용인원(8,000명)보다 최소 2,000표 더 많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과거 비슷한 행사를 열면 참석 인원이 예상 인원의 절반밖에 안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공연은 달랐다. 당시 현장 참석자들에 따르면, 공연장 앞은 약 1만 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줄지어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이들은 전부 온라인 티켓에 당첨되거나, 티켓을 양도받아 입장권 교환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이투스는 선착순 8,000명까지만 입장을 받고, 나머지 대기자들에게는 양해를 구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 많게는 2,000명의 사람이 온라인 티켓은 있는데도 입장권과 자리가 없어 허무하게 돌아간 것.
한 네티즌은 29일 이투스 공식 홈페이지에 “이투스에 당첨된 친구 따라 콘서트에 갔다가 하루 종일 대기만 했다. 결국 화가 나서 집에 왔다”며 “내 뒤에 몇 백, 몇 천 명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 (진행 요원이) 남은 인원은 60명이라고 했다. 뒤에 있는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계속 입장을 기다렸다”는 댓글을 남겼다.
선착순 입장만 가능하다는 소식에 일부 관객들은 새치기 등 몰지각한 행동을 일삼았다. 한 네티즌은 “(입장) 줄 서 있는 과정에서 새치기 진짜 많이 당했다. 심지어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며 “오히려 (행사) 관계자들이 와서 줄을 뒤집어 높더라. 정직하게 줄 선 사람만 손해를 봤다”고 했다.
행사 진행 요원의 미숙한 통제도 논란이 됐다. 한 네티즌은 이투스 홈페이지에 “진행 요원들은 (행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통제도 안 됐다”며 “2시간 동안 입장을 기다린 나와 내 친구는 어쩌라는 거냐”는 댓글을 남겼다. 공연 참석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네티즌들은 교통비 등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29일 현재 이투스 홈페이지에는 이날 공연을 성토하는 내용의 댓글 1만 4,000여 개가 달린 상황이다.
이투스 관계자는 “추가 공연 등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9일 “매년 비슷한 행사를 하면, 노쇼(불참자) 인원이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빅 티켓(티켓을 적정 인원보다 많이 배포하는 행위)을 할 때가 있다”며 “예를 들어 1만 장을 배포하면 반은 안 오는 식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날 공연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의 이투스 홈페이지 ID와 연락처 등을 받아놨다”며 “추가 공연 등 후속 조치를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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