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위한 이른바 ‘이혼합의금’ 액수를 약 500억유로(약 64조원)에 합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EU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양측이 EU가 주장한 이혼합의금(1,000억유로)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절충한 안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측 협상단은 영국이 400억~450억파운드(약 57조8,000억~65조원)의 이혼합의금을 정산하는 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영국 정부가 EU 협상단에 합의한 지불 명세에 따라 약속을 이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혼합의금은 영국과 EU 간 무역 협약 등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데 있어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며 브렉시트 협상을 지연시켜왔다. 그간 구체적 액수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졌으나 지난 3월 협상을 시작한 지 약 8개월만에 일단락됐다. FT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주 중 이혼합의금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실제 지불 일정은 다음달 협상에서 정해진다.
양측은 이제 영국 내 EU 시민의 정착 지위,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 등 주요 사안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브렉시트 협상 타결을 위해 영국과 EU 집행위는 이번 주에도 집중적인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협상을 다음 단계로 진행해 미래의 동반자 관계를 논의할 수 있도록 이 추세를 계속 지켜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FT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브렉시트 협상은 계속 미묘한 긴장 하에 진행되고 있으며 어떤 문제로도 협상은 결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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