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이동 세계생활체육연맹 사무실서 본지와 인터뷰 중인 장주호 총재/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장주호(80) 총재에 따르면 YMCA(기독교청년회)는 6.25 전쟁 후 허허벌판이 된 한국의 생활체육 기반을 닦는데 크게 일조했다. 그는 YMCA 지도자로 있던 당시를 회상하며 흥미로운 일화들을 소개했다. 에피소드를 말하는 내내 그의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그려졌다.
장 총재는 “수영장, 체육관들이 전쟁 이후 불에 타버렸는데 미국 YMCA가 실내 체육관부터 유도장, 수영장을 다 지어줬다”며 “농구나 배구 등도 YMCA를 통해 들어왔다. 이를 통해 농구 연맹전, 중고등학교 연맹전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다만 YMCA는 경기 위주보다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체육 방침을 내세웠고 노인, 어린이 수영 강습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총재는 “당시 에어로빅이란 단어도 모를 때인데 어린이 축구교실에서 축구도 보급시키고 여름이 되면 더우니까 미8군에 부탁해 큰 트럭에 물을 싣고 각 국민학교를 돌아다니며 수영 교실도 해줬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또 “소아마비 걸린 아이들 수영 강습도 해줬다. 지금도 당시 YMCA에서 만든 명칭을 아직까지 많이 쓰고 있다”며 뿌듯함을 표했다.
세월이 흘러 현재 대한민국은 과연 생활체육 강국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까. 장 총재는 우리나라가 엘리트체육과 더불어 생활체육 역시 강국이라 단언하기보다 보완점과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진지하게 제시했다. 장 총재는 먼저 “국민들의 체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가 필요하다”고 힘주었다. 주민들이 생활체육 활동을 권장하면서 동시 인프라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스포츠센터 등 인근 체육 시설을 인구비례로 건립해 체육 활동 시설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 총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40%를 조금 넘었고 체육 시설 보급률은 65% 수준이다. 그는 이에 따른 대안으로 ‘지역사회 공유’를 제안했다. 장 총재는 “학교 체육시설을 주민들에 공유,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과거 학교 체육 시설에서 이를 오픈한 경험이 있었지만 관리 등을 문제로 접어둔 상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학교 수업시간을 비롯해 청소년들의 운동시간이 줄어드는 부분도 문제라고도 꼬집었다. 장 총재는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60세가 되면 평균 연령이 5~10세 줄어들 수 있다”면서 “얼마 전 미셸 오바마가 벌인 ‘Let’s Move(운동하자)‘ 캠패인 등 해외 국가들은 청소년들에 운동 보급을 위해 힘쓰는데 이를 주시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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