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대규모 불법 시위
대치 경찰과 충돌하며 5명 부상
광고탑 위 고공농성 2명은 체포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 노조원들이 2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집회를 벌인 뒤 마포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기습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로 인해 양방향 차선이 1시간 가량 전면 차단돼 극심한 교통 마비가 빚어지면서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평화집회 기조를 내건 문재인정부에서 일어난 첫 번째 대규모 도심 불법 시위였다.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조합원 2만명(경찰 추산 1만2,000명)이 참여한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퇴직공제부금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에서 심의 예정이었던 법안 개정안이 논의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자, 오후 4시35분쯤 국회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경찰 병력이 가로막자 여의도 문화공원을 지나 마포대교 방향으로 이동했다.
오후 5시쯤 마포대교 남단에 도착한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을 가로 막은 경찰 75개 중대(6,000명)와 대치하면서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대교 왕복 10차로 전체가 차단됐고, 일대에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또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면서 경찰 3명과 시위대 2명이 부상을 입어 이송됐다.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경찰에 연행된 참가자도 없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쯤 1시간 가량이 지나서야 연좌농성을 중단했고 15분쯤 후에는 고공 농성자들이 있는 여의2교 앞으로 행진했다. 18일째 이 곳 광고탑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던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광주전남기계건설지부장은 “국회와 정부가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을 또 다시 무시하면 더 적극적으로 투쟁하자”는 연설을 마친 후 차례대로 소방 크레인을 타고 내려와 고공농성을 해제했다. 경찰은 이들을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건조물침입,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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