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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사 고용 대신 과태료 내고 소송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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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사 고용 대신 과태료 내고 소송 직행”

입력
2017.11.28 19: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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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직접고용 정지 신청 각하

“고용부 시정지시는 행정처분 아냐”

파리바게뜨 내달 5일까지

5300명 중 희망자 고용해야

항고 포기… 본안소송 나서기로

법원이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조치 집행정지 청구사건을 각하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법원이 파리바게뜨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제기한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조치 집행정지 청구사건을 각하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앞에 시민이 지나가는 모습. 연합뉴스

법원이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를 잠정 중단시켜 달라는 파리바게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파리바게뜨는 시정조치 취소 소송(본안소송)을 계속 진행하기로 하고, 일단 법원의 처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는 다음 달 5일까지 제빵기사 5,300여명 중 희망하는 직원은 모두 직접 고용해야 하거나 고용하지 않은 인원 1명 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데, 본안소송을 진행하는 만큼 과태료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박성규 부장판사)는 28일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를 상대로 "시정명령 효력을 중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청구 사건(가처분 소송)을 각하했다. 통상 각하 결정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제기되거나, 법리적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내려진다. 법원이 파리바게뜨의 이번 청구를 법적 판단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고용부의 시정지시는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며 집행정지를 요구해왔다. 또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거나 과태료를 부과받기 때문에 막심한 손해가 발생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라 이뤄진 이번 시정지시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 아닌 ‘행정지도’에 해당할 뿐 법적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사용주에게 스스로 위법 사항을 시정할 기회를 주면서 협력을 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이번 각하 결정으로 29일까지 잠정 중지됐던 시정명령은 오는 30일부터 다시 효력을 얻게 됐고 파리바게뜨는 다음 달 5일까지는 제빵사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고용을 희망하는 제빵사를 고용하지 않을 경우 1명당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5,300여명이 모두 고용을 희망하고 파리바게뜨가 이들의 고용을 거부한다면 530억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구체적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일부 제빵사 중 직접 고용을 희망하지 않고 있어 5,300여명 모두 고용할 필요는 없다”며 “다음달 5일까지 이들을 모두 고용할지 아니면 과태료를 낼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가처분 각하 결정과 상관없이 파리바게뜨는 시정지시 처분 취소소송은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고용부의 행정명령을 일단 따르지만 행정명령이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파리바게뜨가 본안 소송을 계속 진행하기로 한만큼 제빵사 직접 고용을 거부하고 과태료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협력사와 가맹점주가 참여하는 3자 회사 설립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본안 소송을 진행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을 내릴 당시와 달라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임영미 고용부 고용차별개선과 과장은 “각하 결정이 나기 전과 마찬가지로 제빵기사들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며 “파리바게뜨가 모든 제빵기사에게 직접 고용에 대한 의사를 확인해야 하며 거부 의사를 밝힌 제빵기사만 직접고용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측이 물리적으로 모든 제빵기사로부터 동의서를 받을지 불투명하다. 현재 파리바게뜨 측은 전국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개최해 제빵기사들에게 직접 고용과 3자 합작회사 등의 안을 제시해 동의를 얻고 있지만, 일부 제빵기사들의 불참으로 개별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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