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결승 1차전 집중력 우려
2부 리그팀 첫 우승 전선 흐림
클래식 4위로 티켓 놓친 울산
“우승팀으로 AFC챔스리그 간다”
한국 축구 프로와 아마가 총망라해 우승팀을 가리는 FA컵 결승을 앞두고 ‘김빠졌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현대는 2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FA컵 결승 1차전을 벌인 뒤 장소를 옮겨 다음 달 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부산은 챌린지(2부) 소속으로는 처음 결승에 진출해 클래식(1부) 팀인 울산과 우승을 다툰다. 2013년 승강제 실시 후 챌린지 팀 최고 성적은 지난 해 부천FC의 4강이었다. 승강제 도입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5년 당시 2부 리그 역할을 하던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이 결승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미포조선은 전북 현대에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만약 부산이 울산을 꺾으면 1996년 이후 올해로 22회 째를 맞는 FA컵에서 최초로 2부 리그 팀이 트로피를 품는 새 역사를 쓴다.
하지만 부산의 흐름은 썩 좋지 않다. 부산의 올 시즌 최대 목표는 클래식 승격이었다. 선수들은 지난 달 10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고(故) 조진호 감독에게 승격을 바치겠다는 목표로 똘똘 뭉쳤다. 그러나 지난 26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상주상무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어 승격이 좌절됐다. 크게 낙담한 상황에서 얼마나 FA컵에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동기부여도 부산보다 울산 선수들이 더 낫다.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는 클래식 1~3위와 FA컵 우승 팀 등 4팀이 나간다. 클래식 4위로 아깝게 티켓을 놓친 울산은 FA컵 우승 팀 자격으로 반드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더구나 울산은 지금까지 K리그 우승 2회, 컵 대회 7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에 빛나는 명문이지만 유독 FA컵과 인연이 없다. 작년까지 4강에 10번 올라 9번 졌고, 딱 한번 올라간 1998년 결승에서도 안양LG에 패했다.
반면 내년 시즌도 2부 리그에서 뛰어야 하는 부산은 FA컵에서 우승을 해도 내년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승엽(42) 부산 감독대행은 경기 전날인 28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승격은 물거품이 됐지만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도록 준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훈(47) 울산 감독은 “부산이 승격 실패로 (분위기가)다운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경계하며 “클래식을 대표해 승리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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