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조가 무관한 요구로 협상 지연” VS 노조 “사측이 일방적으로 코나 물량 투입”
현대차 울산1공장 생산라인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코나’ 생산량 확대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이틀째 가동 중단됐다. 노조 측이 요구 조건을 관철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예고함에 따라 가동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1공장 11ㆍ12 생산라인이 전날 오전 11시30분부터 진행된 파업으로 이틀째인 이날까지 멈춰 섰다. 1공장 노조 조합원 3,500여명 중 의장 생산라인 조합원 1,9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현대차 울산1공장 노사는 11라인에서 생산하고 있는 코나를 12라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해왔다. 하지만 작업 강도에 해당하는 ‘맨아워’(인력의 1인당 작업시간)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협의가 부진하자 사측은 지난 24일 노조와 협의 없이 12라인에 코나 생산물량을 배정했다. 하지만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노조 일부 대의원이 생산라인 내 창문 설치와 협력업체에서 생산 중인 부품을 자신들의 공정으로 회수를 요구하는 등 협의와 무관한 사항을 요구해 교섭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라인 내 창문설치는 현행 소방법에 위배되는 사항”이라며 “노조가 지난 24일 생산라인의 컨베이어벨트를 쇠사슬로 묶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코나 생산물량 강제투입을 중단하고 맨아워 협의를 재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사측이 거부하고 조립을 강행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고 반박했다.
현대차는 울산1공장의 지난 24일 일부 가동중단과 27일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 규모가 차량 1,230여대, 피해액 174억6,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노사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할 경우 1공장 파업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다음 달부터 수출용 코나를 생산하려는 현대차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노조의 불법 파업에 엄정 대처하겠다”며 “(노조의) 협의권 남용과 불법 행동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사태는 단체협약을 위반하고 코나를 생산라인에 강제 투입한 회사 측에 귀책사유가 있다”며 “전날 1공장에 내려진 파업지침은 올해 임단협 승리와 단체협약 위반에 따른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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