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29ㆍkt)과 강민호(32ㆍ삼성)를 뺏겨 수세에 몰렸던 롯데가 손아섭(29)을 잔류시킨 데 이어 남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민병헌(30)까지 영입해 스토브리그 ‘역전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28일 두산에서 FA로 풀린 민병헌과 4년 총액 8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민병헌은 프로 통산 1,096경기에 나서 타율 2할9푼9리에 71홈런, 444타점, 578득점, 156도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에도 124경기에서 타율 3할4리에 14홈런, 71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을 포함해 5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과 120안타 이상을 기록했고,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의 장타력도 보유한 팔방미인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의 주전 외야수로도 활약하는 등 2010년대 가장 ‘핫한’ 선수 중 한 명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로 남기를 포기하고 롯데를 선택한 민병헌은 "내 가치를 인정해준 롯데 팬과 구단에 야구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나를 응원해준 팬들 생각을 많이 했다. 계약했다고 나태해지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무엇보다 우리 팀에서 가장 노력하는 선수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롯데가 우승이라는 높은 목표를 위해 저를 데려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제가 있을 때 우승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민병현 영입으로 롯데는 손아섭-전준우(31)-민병헌으로 이어지는 10개 구단 최강 외야진 구축에 성공했다. 아울러 4번 타자 이대호(35) 앞에 ‘밥상’을 차려줄 적임자까지 찾았다. 주전 포수 강민호를 놓쳐 팬들의 원성을 샀지만 손아섭을 98억원에 눌러 앉힌 데 이어 민병현을 데려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앞서 내부 FA 문규현(10억원)까지 이번 겨울에 롯데가 쏜 ‘실탄’만 188억원이다. 이는 2년 전 한화가 기록한 191억원에 이어 역대 단일 FA 최다 투자 금액 2위에 해당한다. 롯데는 아직 내부 FA 최준석, 이우민이 남아 있어 최다 금액 돌파는 시간 문제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민병헌은 예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다. FA 시장이 열린 뒤 얘기도 나누고 있었다"고 밝힌 뒤 ”롯데가 올해 3위를 차지하며 5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나갔다. 내년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을 느낀다. 이에 부합하려면 취약점으로 지적된 공격력을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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