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2곳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돼
대다수 점포 ‘현상유지라도 하고 싶다’
제주지역 각종 경제지표가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골목상권의 경영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김정희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발표한 ‘제주지역 골목상권 실태조사와 활성화 전략’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슈퍼, 재래시장 등 골목상권 점포 10곳 중 2곳은 하루 평균 매출액이 10만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한달 동안 도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이용객 1,9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점포 468곳의 하루 평균 방문고객 수는 10명 이하가 2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명 이하 22.9%, 30명 이하 10.0% 등의 순으로, 60.5%가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점포 445곳의 하루 평균 매출량도 30만원 이하가 절반 정도(51.2%)가 차지했고, 10만원 이하 점포도 22.9%에 달했다.
이들 점포들은 향후 점포 운영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상유지라도 하고 싶다’(70.2%)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또 폐업(7.1%), 업종전환(3.6%), 규모축소(1.8%) 등을 원하는 점포도 있는 등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반면 ‘규모 확대 및 시설투자(13.5%)를 하겠다’는 점포는 극히 적었다.
제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제주지역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0년 10조8,990억원에서 2015년 15조4,320억원으로 증가, 5년 사이 41.6%나 급증했다. 경제성장률 역시 2010년 2.3%에서 2014년 5.3%, 2015년 4.5% 등으로 상승곡선을 그려내며 전국 평균을 웃도는 호황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 경영난은 여전했다. 이는 다양한 상품과 물류 인프라, 마케팅을 앞세운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의 증가가 골목상권 점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골목상권 활성화 정책 효과도 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주사랑상품권이 취지에 맞게 적용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40.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은 21.9%에 불과했다.
골목상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PB(private brandㆍ자체기획상품)제품 판매 역시 매출에 도움이 되고 있냐는 질문에 42.3%가 ‘아니다’라고 답한 반면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5.3%에 그쳤다.
김 교수는 “골목상권 활성화와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관련 정책 발굴과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골목상권 활성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며 “골목상권 입점 점포의 경영실태 및 환경변화에 부합하는 지속적이고 연계성 있는 체계적인 지원체계 구축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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