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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군인가, 적군인가…K리그 서포터스의 두 얼굴

입력
2017.11.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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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전남 드래곤즈 경기 중 인천 서포터스가 응원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서포터스(Supporters)’의 사전적 의미는 ‘지지자’로 스포츠에서는 특정 구단의 열성적인 팬들을 일컫는다. 그런데 얼마 전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서포터스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일어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인천 유나이티드간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에서 인천 서포터스 2명은 경기 후 그라운드로 내려가 인천 선수 2명이 퇴장한 것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이 장면을 찍는 전남 직원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또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를 가져가 사진을 지우려다가 출동한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사건 발생 열흘 만인 1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인천 서포터스가 홈 구단인 전남의 직원을 폭행한 사건과 관련해 두 구단에 나란히 제재금 부과라는 징계를 내렸다.

프로축구연맹은 전남이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홈 구단으로서의 책임도 있다고 봤다. 폭력 사태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축구연맹은 전남이 대규모 서포터스의 원정 응원에도 평소 때와 동일한 안전 매뉴얼로 폭행 사태에 방지하지 못했다고 본 셈이다.

연맹은 서포터스가 상대 팀 직원을 때리는 걸 막지 못한 원정 구단 인천에는 벌금 700만 원을 부과했으며 전남에는 벌금 500만 원을 내도록 했다. 결국 쌍벌죄를 적용한 것이다. 다만 인천은 지난해에도 1부 리그 잔류가 확정된 후 팬들이 그라운드로 몰려 내려가는 등 사례가 있었던 터라 징계가 가중됐다. 또한 그라운드에 난입한 인천 관중 2명과 본부석으로 가서 욕설을 한 인천 관중 1명에 대해서는 K리그 경기장 출입 금지를 조치했다.

수원 삼성의 일부 서포터스 역시 최근 돌출된 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수원 서포터스 회원 2명은 지난달 15일 울산 현대와 홈경기 후반 17분에 외국인 선수 조나탄(27ㆍ브라질)이 골을 터뜨리자 나치 경례를 떠올리게 하는 포즈로 응원을 펼쳤다. 수원은 서포터스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자체 징계를 내렸다.

수원은 지난 7일 "구단은 부적절한 정치적 퍼포먼스에 관해 심각성을 전달했으며 해당 팬 2명에게 1년간 홈경기 입장 금지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회원이 소속된) 소모임에 관해선 1년 간 홈경기와 원정경기에서 배너 설치를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수원은 "정치, 종교, 인종차별, 폭력 등 축구의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고 강력하게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심리전문가인 김병준 인하대 체육교육학과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서포터스는 팀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대리 만족을 한다. 수준 높은 경기를 관전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응원 팀의 정체성 일부를 공유하고 동일시한다”며 “지지해주고 도움이 되는 서포터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건들은 마니아, 덕후의 좋지 못한 예다. 서포터스는 팀의 역사와 전통에 한 축을 담당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서포터스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자신들의 활동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 비전을 찾고 서로 공유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연맹 관계자는 “사실 문제를 일으키는 서포터스는 극소수다. (이 같은 사건으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서포터스가 함께 매도되는 경향이 큰 것 같다. 영국에서는 법률까지 만들어 규제하고 있지만, 훌리건의 돌출 행동은 계속되고 있다”며 서포터스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연맹에서도 관계자들을 소집해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월에 경기장 안전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연맹은 매년 안전 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데 이 자리에는 구단 관계자와 안전 담당관들 및 안전 요원들이 참석한다. 하루 동안 이뤄진다”며 “내년에는 상반기에 진행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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