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수습하다 사고… 공항장애 앓아
내달 훈장ㆍ생명존중 대상 수여 앞둬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도중 사고를 당해 현장을 떠났던 한 경찰관이 훈장 수여식을 일주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 2분쯤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 옆 주차장에서 인천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소속 김모(57) 경위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 경위는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5시 30분쯤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인천대교 고속도로에서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진 사고를 수습하다 다른 승용차가 들이 받은 사고 차량에 부딪혀 다쳤다.
가슴 쪽 동맥이 파열된 김 경위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9시간 동안 인조 혈관을 삽입하는 큰 수술을 받았다. 무릎 십자인대도 파열돼 입원과 수술을 반복했고 치료 과정에서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병가와 연가를 모두 소진하고도 치료가 끝나지 않아 지난 9월 13일 휴직을 신청한 김 경위는 결국 이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는 일주일 뒤인 다음달 4일 공무 중 부상을 입은 경찰공무원 자격으로 옥조근정훈장을 받기로 돼 있었다. 또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주관하는 생명존중 대상 수상자로도 선정돼 상금 2,000만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인천경찰청은 김 경위가 직무 수행 중 사고나 질병으로 숨진 공무상 사망 등에 해당된다고 보고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인천경찰청은 앞서 공무원연금공단과 경찰공제회 등과 함께 그에게 요양비용과 치료비 등을 지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연금공단 심사를 거쳐 순직 처리 여부가 결정되는데, 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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