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포항 시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린이집 고사리손부터 초등학생, 일본인, 국군 장병, 기업까지 성금이 2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박한기 2작전사령관은 27일 경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육군장병들이 모은 포항지역 지진 성금 3억여원을 전달했다. 육군은 지진 발생 바로 다음날인 16일부터 향토사단인 50사단과 201특공여단 장병과 군 장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해 피해 복구에도 힘쓰고 있다. 포항에 주둔하는 해병대1사단과 해군6항공전단 장병들도 연일 지진피해 현장을 누비며 복구 작업을 펼치고 있다.
영주의 어린이집에 다니는 송시윤(5) 어린이는 지난 24일 고사리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엄마ㆍ아빠로부터 받은 용돈 14만원과 함께 포항 성금접수처로 보냈다. 편지에는 ‘지진으로 힘드시죠. 힘내세요. 아빠 등 밟아드리고 착한 일 해서 동생들하고 함께 모은 용돈을 성금으로 드립니다. 시윤, 사랑, 수현, 수혁 올림’이라는 글과 함께 4남매 하트 사진이 담겨 있었다.

포항 대이초교 2학년 1반 ‘삼총사’는 이 소식에 감동해 용돈 3만원을 내놨다. 삼총사는 “멀리서 포항을 걱정해 주는 시윤이 4남매가 너무 고맙다”며 손편지로 답장할 계획이다.
지진 상습 발생 국가인 일본에서도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 19일 일본 아이치현 이와타 메구미(29)씨는 포항 지진 소식을 접하고 핫팩과 세안용품 등 약 3만엔(29만2000원)치 생필품을 포항시로 보냈다.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는 이와타씨는 “추위와 여진의 두려움에 떨고 있을 이재민들이 너무 걱정됐다. 더 많이 보내주지 못해서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기업들도 팔을 걷었다. 주택건설업체인 부영주택은 지진 피해 이재민을 위해 포항의 회사 아파트 52가구를 최장 2년간 무료 제공키로 했다. 삼성그룹이 30억원, 현대자동차그룹 20억원, SK그룹 20억원, KT&G 5억원 등 대기업도 동참했다. 포항에 본사를 둔 포스코는 포스코그룹사, 외주파트너사와 재난구호 성금 20억원을 기탁했고 침낭 등 1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했다. 또 직원 2,404명이 대피소 등을 다니며 복구 지원과 자원 봉사활동을 벌이고 회사 내 토목 건축 전문가 20명이 건축물 안전진단을 돕고 있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에서 210억5,200만원의 성금이 들어와 큰 힘이 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국민들이 보내준 격려를 가슴에 새겨 포항을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