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동소총 소지는 협정 위반
유엔사 군정위 통해 지적해야
장병들 긴박한 순간에 잘 대처”
유엔사, 당시 총격 흔적 공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7일 북한군 귀순사건이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JSA에서 자동소총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이라며 “유엔사 군정위를 통해 분명하게 지적하라”고 강조했다. 앞서 22일 유엔사가 귀순 사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MDL 남측으로 총격을 가했다”며 두 가지의 정전협정 위반사항을 적시했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귀순 현장 곳곳에는 북한군 추적조가 난사한 총탄자국이 선명해 당시의 생생한 긴박감을 전했다.
송 장관은 이날 판문점 서쪽 최북단에 위치한 JSA 경비대대 2초소에 올라 “긴박하고 위험한 순간에 전 장병이 침착하게 대처해 성공적으로 상황을 관리할 수 있었다”며 “JSA는 정전협정 체결 이후 유엔사 관할 하에서 남북간의 대화를 위한 협상 장소로 관리해온 지역으로서, 방어목적의 경계작전을 하는 GOP(전방소초)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2초소는 귀순 사건 당시 북한군 병사의 이동경로와 가장 인접한 곳으로, MDL을 사이에 두고 북한군의 4초소와는 불과 35m 떨어져 있다. 역대 국방부 장관이 JSA 2초소를 직접 찾은 건 처음이다.
이어 송 장관은 귀순 현장인 MDL부근을 찾아 당시 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장관은 취재진을 향해 “현장 대응이 16분간 늦었다고 뭐라고 하지만, 일찍 (병력을) 배치했고 TOD(열상감시장비)로 안 보이는 사각지대를 찾아 적절하게 잘 대처했다”면서 "외국 기자도 다 오셨는데, 와 보니 이해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북한군 병사가 오후 3시 15분 MDL을 넘어 16분이 지난 3시 31분에서야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을 놓고 우리 군의 경계태세 공백을 질타하는데 대한 항변이었다.
귀순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한국군 JSA대대장 권영환 중령도 거들었다. 권 중령은 “당시 적 지원부대의 증원에 맞춰 우리도 주요 장소에 병력을 다 배치한 상태였다”며 “TOD는 원래 개성공단을 보는 장비인데, 당시 감시병과 감시반장이 기지를 발휘해 북한의 위협이 없는 곳의 장비로 (돌려)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포복구조로 귀순 병사를 구하는 과정에서 부사관 2명을 이끌고 현장을 지휘한 권 중령은 이날 JSA 대대장 소임을 마치고 합동참모본부로 보직을 옮겼다.
귀순 병사가 쓰러진 곳 근처에는 당시의 총탄 자국이 오롯이 새겨져 있었다. 자유의 집과 맞닿은 부속건물의 알루미늄 굴뚝 아래쪽 전면에만 5발의 총흔이 박혔고 그 옆 화강암 받침대와 시멘트 기둥, 나무 곳곳에도 총탄이 스쳐 지나간 흔적이 남았다. 귀순 병사는 벽면 아래 움푹 패인 곳에 쓰러져 당시 북한군 추격조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송 장관이 취재진과 함께 JSA 곳곳을 누비자 권총을 휴대한 북한 병사 3명이 귀순 당시 현장 근처에서 남쪽을 노려봤고, 북한측 초소에서도 우리측 일행의 움직임을 일일이 사진에 담았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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