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롱 패딩 점퍼’ 착용을 두고 일부 학교와 학생측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학교측에선 고가의 롱 패딩 착용에 따른 위화감 조성과 보행시 안전 등을 이유로 금지령까지 내렸다. 하지만 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보온성이 뛰어난 롱 패딩 착용 금지를 이해할 순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롱 패딩 착용 허용과 관련, 청와대 청원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부산의 한 중학교도 최근 학생들에게 “롱 패딩을 착용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이 중학교 관계자는 지난 24일 “롱 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학부모들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비싼 롱 패딩을 사줄 형편이 되지 않는 학부모들이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롱 패딩이 인기를 끌면서 빈부격차로 인한 학생들 소외감이 우려돼 ‘롱 패딩’ 착용을 금지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교에선 롱 패딩 길이가 길고 보폭이 좁아 계단을 오르내리다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착용을 규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롱 패딩 ‘금지령’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중학생 A(15)양은 최근 트위터에 “빈부격차를 이유로 롱 패딩 착용을 학교에서 갑자기 금지했는데, 학교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2일에는 롱 패딩 금지령에 대한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청원 제안자는 “중고등 학생들이 롱 패딩을 입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등록했다. 이 제안자는 “추워서 자기 돈으로 산 롱패딩을 입지 말라는 건 너무하다”고 주장했다.
롱 패딩은 탁월한 보온성 등으로 지난해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올해 겨울에는 입지 않은 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정판으로 제작된 ‘평창 롱 패딩’ 구매 대란도 학교와 학생측의 논란에 불을 지폈다. 현재 평창 롱 패딩은 중고 사이트에서 원가 14만 9,000원을 훌쩍 넘는 약 3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나온 일부 롱 패딩 가격은 최대 100만원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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