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시민공원에선 ‘한강 라면’이 단연 인기다. 공원의 많은 편의점에는 2,300~3,000원 정도 가격에 알루미늄 포일 용기와 봉지라면을 함께 판다. 매장 한쪽의 ‘라면 자판기’라 불리는 즉석 라면 조리기에서 끓여 먹는 것이다. 컵라면을 사 먹는 게 일반적인 편의점에 라면 자판기가 등장한 것은 뜨거운 물로 ‘불린 라면’과 팔팔 ‘끓인 라면’의 현격한 맛의 차이 때문이다.
농심이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용기면을 내놓으며 ‘끓여 먹는 컵라면’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농심은 기존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한 신라면블랙사발 용기면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1,000W용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 용기면 내부 온도가 100도 가까이 올라가는데 이러한 고온에 견디는 특수 종이를 사용한 것이다. 전자레인지가 없는 경우 끓는 물을 부어서 먹는 일반적인 조리도 가능하다.
끓는 물을 부어 데워 먹는 컵라면과 달리 용기면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마이크로파 진동이 면발에 골고루 침투해 식감을 더욱 차지게 해주고 국물도 일반 봉지라면을 끓인 것처럼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용기면 시장의 미래를 전자레인지 용기면으로 보고 있다"며 "맛과 간편성을 모두 갖춘 전자레인지 용기면으로 끓여 먹는 컵라면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국내에 용기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진 건 1982년 농심이 육개장사발면을 출시하면서부터다. 1982년 당시 25억원 규모의 용기면 시장은 현재 7,700억원을 바라보며 35년 만에 300배 넘게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에서 용기면 매출의 비중은 3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끓여 먹는 컵라면’ 시장 공략 1번지는 편의점이다. 지난해 용기면 매출의 48%가 편의점에서 이뤄졌을 만큼 용기면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이자, 대부분 편의점에 전자레인지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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