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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남학생 ‘예쁜’ 여학생… 초등교과서 성 고정관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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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센’ 남학생 ‘예쁜’ 여학생… 초등교과서 성 고정관념 여전

입력
2017.11.27 15:5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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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남성 응원단-여성 등

특정 직종 한쪽 성별로만 표현

성 역할 고착화 삽화ㆍ표현 다수

교원 양성평등 모니터링 동아리 주요사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교원 양성평등 모니터링 동아리 주요사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교원 양성평등 모니터링 동아리 주요사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교원 양성평등 모니터링 동아리 주요사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초등학교 6학년 체육 교과서: 배드민턴 경기의 심판ㆍ감독ㆍ선수는 모두 남성, 응원단은 치어리더 복장의 여성들.

초등학교 5학년 체육 교과서: 사춘기를 맞은 신체의 변화를 설명하면서 남학생은 힘이 세다는 점을 강조하는 자세, 여학생은 다소곳한 자세 수록.

초등학교 1학년 통합교과서: 가족구성원을 설명하며 남성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힘이 센’ ‘멋진’ 수식어 사용, 여성은 ‘책을 좋아하는’ ‘예쁜’ ‘날씬한’ 수식어 사용.

충북 청주 북이초등학교 교사들이 직접 사용 중인 교과서를 분석해, 이처럼 교과서 삽화ㆍ이미지ㆍ표현 등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을 담은 내용을 다수 찾아냈다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이 27일 밝혔다. 북이초는 양평원이 교육부와 함께 지정ㆍ운영하는 양성평등 시범학교이다.

학생 때는 다양한 직업에 대한 선택지를 열어둬야 함에도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한쪽 성별로만 표현하는 사례가 많았다. 3학년 과학교과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소개하는 사진에 연구원이 모두 남성이었다. 4학년 사회교과서에서는 농부가 하는 일을 살펴보는 대목에서 김매기와 수확 등을 맡은 사람이 모두 남성으로 그려져 있다.

개인의 선호나 역할에도 성적 편견이 그대로 투여됐다. 3학년 국어 교과서 ‘알맞게 소개해요’ 단원 중 친구를 소개하고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남학생은 축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소개되고, 여학생은 분홍색 가방과 인형을 떠올리는 것으로 묘사된다. 5학년 실과 교과서 ‘나와 가정생활’ 단원에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살펴보는 것을 엄마의 역할로 한정 짓는 표현이 등장하는 것도 지적됐다.

남성을 무조건 부정적 행위의 주체로 묘사하는 것 역시 성별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킨다는 비판이다. ‘인사를 하기 싫다’고 반항하는 캐릭터(초등학교 1학년 국어-가 교과서)나 버스나 전철 등에서 장난을 치는 캐릭터(초등학교 1학년 안전한 생활 교과서)를 남자아이로만 나타내는 식이다.

양평원 관계자는 “초등학생에게는 교과서가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큰 만큼 교과서 속에 있는 성 역할 고정관념들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교육과정 개정 시 세심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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