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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친목+경쟁+선행' 모두 엿보였던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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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친목+경쟁+선행' 모두 엿보였던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입력
2017.11.2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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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오른쪽)와 LPGA팀 선수들./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열린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사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흥행 부진과 포항 지진 중 골프 이벤트 대회 개최 지적 등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대회 한 관계자는 “2015년과 지난 해 부산에서 열렸던 제 1, 2회 대회들보다 흥행이 나쁘지 않았다”며 “일종의 착시 효과도 있었다. 부산 대회시 골프장보다 이번 경주 블루원디아너스 컨트리클럽이 넓다. 올해 갤러리수가 적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대회 최종일인 26일 1만102명의 갤러리가 입장했다고 전했다. 전날에도 “2,500여명이 몰렸다”고 밝힌 바 있다. 사흘간 골프장을 찾은 인원은 총 1만4,000여명에 달했다.

친목과 경쟁, 기부까지 어우러진 대회였다. 선수들은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정규 대회 같으면 최혜진(18ㆍ롯데)은 ‘언니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법 했지만, 그는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25일 최혜진이 “(포섬 경기에서) 의욕에 비해 잘 되지 않아 아쉽다”며 고개를 숙이자 나머지 25명의 언니 선수들은 저마다 응원의 말을 건넸다. 선수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최혜진’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환호를 보냈다. 최혜진은 “언니들과 가까워져서 좋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3일간 경기 막판 동료 선수들을 응원하러 그린 주위에 도열했다. 장하나(25ㆍBC카드)는 ‘응원 단장’ 역할을 도맡았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 동료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을 향해 “진영 고(Go), 진영 고(Go)”를 외쳤다. 대회 종료 후 팀 선수들을 모아 셀카를 찍기도 했다.

주최자 박인비(29ㆍKB금융)의 남편 남기협(36)씨는 관계자들의 입에 수시로 오르내렸다. 경주가 고향인 그는 찰보리빵 등 경주 먹거리들을 대회 관계자나 선수, 캐디 등에게 일일이 제공하며 외조에 힘썼다.

물론 선수들은 종종 ‘경쟁 의식’도 드러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팀 김효주(22ㆍ롯데)는 25일 조 발표에서 최종일 KLPGA팀의 이정은(21ㆍ토니모리)과 맞붙게 되자 “한국에서 왜 ‘핫(Hot)’ 한지 보면서 그대로 따라 하겠다. 진짜 핫한 게 뭔지 보여주겠다”고 선방을 날렸다. 후배 이정은은 사뭇 다른 뉘앙스로 “언니와 친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은근히 도발했다.

셋째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이정은에게 1홀 차로 승리한 김효주는 “비거리에서 자존심을 짓밟혔다”고 웃으면서도 “구질도 예쁘더라. 잘 하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후배 이정은을 칭찬했다.

아쉬운 대목도 있었다. 지난해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공항에서 장하나의 골프백에 전인지가 허리를 다쳤던 탓에 두 선수 사이에선 여전히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듯 했다. 장하나는 26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전인지(23)와 한 조에 편성됐지만, 당일 오전 왼 손목 통증을 이유로 주최 측에 기권 의사를 내비쳤다. 대회장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아직도 불편한 사이인지 궁금하다. 대회를 통해 앙금을 완전히 씻었으면 했지만 한쪽이 기권하는 걸 보고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박인비는 대회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한 질문에 “친선 경기 느낌이 있으면 좋다는 생각이다. 또 대회이다 보니 많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경쟁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팬분들이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지금처럼 친선과 경쟁을 반반 섞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틀 스폰서인 ING생명과 박인비를 비롯한 대회 출전 선수들이 1억5,000만 원을 모아 포항 지진 피해 돕기 성금에 보태기로 한 것은 높이 살 만한 부분이었다. 재미와 감동 모두 잡은 대회였다.

경주=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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