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손아섭이 롯데에 잔류하면서 남은 관심은 김현수의 행보다.
7개 팀이 관심 없음 내지 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영입 가능성이 남아 있는 팀은 두산과 LG, 롯데인데 그 중에서도 황재균(kt)과 계약 직전에 이르렀다가 무산되는 등 ‘대어급’ 야수에 눈독을 들여 온 LG가 적극적인 구애를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빈약한 공격력을 FA 영입을 통해 만회하길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최근 베테랑 선수들을 대거 정리한 LG의 FA 영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게 바뀌었다. LG는 지난 22일 정성훈을 방출하고 손주인, 백창수 등 중ㆍ고참 야수들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른 팀에게 내줬다. 이에 충격 받은 LG 팬들은 지난 24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양상문 단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함께 ‘FA도 리빌딩도 필요 없다’는 팻말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온라인 팬 커뮤니티와 LG 트윈스 공식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양 단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팬들의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정성훈의 방출 소식에 일본 고치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던 류중일 감독조차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도 몰랐던 상식 밖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최소한 류 감독의 의중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KBO리그의 트렌드가 육성인 건 분명하다. 대부분 구단이 엇비슷한 기량이면 젊은 유망주들에게 우선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정후(넥센)처럼 실력으로 주전을 꿰찬 ‘슈퍼 루키’의 등장은 박수 치며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나이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포지션 중첩이라는 궁색한 구실로 팀 내 톱클래스 선수를 하루 아침에 내보낸 LG식 광폭 리빌딩엔 대다수 야구인들이 고개를 가로 젓는다. 하물며 LG는 최근 5년간 세 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다. 실패한 올 시즌에도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리그 정상급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우승 도전 적기를 스스로 차 버리고 리빌딩을 하겠다니 베테랑 홀대에 반발한 팬들의 역풍이 아니더라도 LG의 FA 영입은 이율배반적인 행보가 되어 버렸다. LG가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선수는 이진석, 장시윤, 신민재 등 모두 20대 초반 무명의 젊은 선수들이다. 정확히 야수진 리빌딩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2년 간 기회를 준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과 비슷한 또래의 김현수 영입은 LG의 기조와는 배치된다.
LG는 류 감독 부임과 함께 물러난 서용빈 타격코치의 후임으로 지방과 수도권 팀에 몸 담고 있는 몇몇 코치에게 영입 제안을 했지만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년이 불행한 선수에게도, 성적으로 평가 받는 코치에게도 기피 구단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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