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했다” 답변보다 두배 많아
“포항 수험생 생각하면 잘한 조치”
“안전 위해 불가피” 이유 들어


포항 강진에 따른 정부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결정에 대해 “잘했다”고 답한 수험생이 “잘못했다”고 답한 수험생보다 두 배 가량 많았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느끼면서도 포항 수험생 등을 위한 시험 연기는 불가피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지난 23일 수능 시험을 치른 수험생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일단 수능 연기가 자신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답변이 소폭 더 많았다. 수능 일주일 연기가 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묻는 문항에서 ‘매우 부정적’ 또는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수험생이 34.2%로 가장 많았다. ‘보통’으로 답한 수험생은 33.5% 였으며 ‘긍정’ 또는 ‘매우 긍정’으로 답변한 수험생은 32.2%였다. 갑작스러운 연기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주관식 문항에는 ‘긴장이 풀려 무기력해졌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생활 패턴이 깨졌다’ 등의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포항지진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수능 연기 결정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 또는 ‘긍정적’이라고 답한 수험생이 55.7%로 ‘매우 부정적’ 또는 ‘부정적’ 이라고 답변한 수험생(20.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23.5%은 ‘보통’이라고 응답했다. 그같이 꼽은 이유로는 “포항 수험생을 생각하면 잘한 조치” “안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등의 답변이 많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본인이 손해를 봤으면서도 포항 수험생 등 다른 이들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가치관이 설문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학생들이 세월호 등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을 겪으며 한층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기된 일주일 동안에는 학원 등 사교육이나 학교수업보다 자율학습을 통해 시험을 준비했다는 수험생이 거의 대부분(91.3%)이었으며,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컨디션 관리(38.95%), 부족한 개념 정리(36.6%), 오답 정리(19.45%)를 꼽았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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