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팀과 LPGA팀 선수들이 모두 기뻐하고 있다./사진=K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리더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믿고 잘 따라와줬다. 모두 하나가 돼 플레이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팀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승리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 주장 김지현(26ㆍ한화)은 승리의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KLPGA팀은 26일 경북 경주시 블루원디아너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이벤트 대회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 원) 최종일 LPGA팀을 상대로 한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5승2무5패를 올렸다. 사흘간 합계 13점을 획득한 KLPGA팀은 11점의 LPGA팀을 2점 차로 제치고 지난 2년간의 패배를 만회했다.
올 해로 3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KLPGA와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국내 선수 13명씩 한 팀을 이뤄 맞대결을 펼치는 단체전이다. LPGA팀은 2015년 1회 대회에서 14-10으로, 지난 해 열린 2회 대회에서는 13-11로 승리했다.
KLPGA팀은 앞서 이틀간 열린 포볼(2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높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 포섬(2명의 선수가 한 조를 이뤄 공 한 개로 경기하는 방식) 6경기씩에서 7-5로 리드했다. 이날 마지막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에서 최소 5승 1무를 거둬야 우승이 가능했는데 1무를 더 올리며 상금 6억5,000만 원을 가져갔다. LPGA팀은 준우승 상금 3억5,000만 원을 받았다.
KLPGA팀은 이날 ‘리더’ 김지현과 동명이인 김지현(26ㆍ롯데)을 비롯해 이승현(26ㆍNH투자증권)과 배선우(23ㆍ삼천리),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이 각각 승리를 낚았다. LPGA팀 주장 유소연(27ㆍ메디힐)을 3홀 차로 제압한 배선우는 사흘간 3승을 쓸어 담은 활약을 인정 받아 KLPGA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LPGA팀도 대회 기간 2승1패로 MVP(패배팀)를 수상한 이정은5(29)를 필두로 이미림(27ㆍNH투자증권), 양희영(28ㆍPNS), 김효주(22ㆍ롯데), 전인지(23)가 승리를 거두며 5승을 달성했지만, 둘째 날까지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올 해까지는 KLPGA팀 소속이었지만, 미국 진출을 선언해 내년 대회부터 LPGA팀으로 옮기게 될지 모르는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1승2무를 기록, 지난 3차례 대회에서 총 5승4무로 무패 행진을 계속했다.
사실상 승자도 패자도 모두 즐긴 대회였다. KLPGA팀 배선우는 활짝 웃었고, LPGA팀 이정은5 역시 덩실덩실 춤을 췄다. 양 팀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현장에 들어찬 1만 명 이상의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도 선수들의 표정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박인비(29ㆍKB금융)는 LPGA팀 소속이었지만, KLPGA팀 배선우의 MVP 명패를 챙겨줘 흐뭇함을 자아냈다.
한편 타이틀 스폰서인 ING생명과 대회 출전 선수들은 1억5,000만 원을 모아 최근 경북 포항 지진 피해 돕기 성금에 보태기로 했다. 대회 주최자인 박인비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대회가 열리기 전 주에 포항 지진 소식을 듣고 선수들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성금을 전달하기로 뜻을 모아보면 어떨까 하는 제의했는데 선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경주=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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