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통합 반대’ 호남 중진
“늦어도 내달 평화개혁연대 출범”
안철수는 싱크탱크 ‘미래’ 재정비
당내 날선 비난에도 무시 전략
‘통합 반대’ 호남계, 평화개혁연대 발족 가시권
박지원ㆍ천정배ㆍ정동영 3톱에 장병완 대표 유력
安, 싱크탱크 ‘미래’ 재정비… 깃발 따로 들어
“니가 나가라” 강대 강 대치 국면 이어질 듯
국민의당 내 계파 분할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호남계 중진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절대 불가를 외치며 ‘평화개혁연대’(이하 평개연) 공식 출범을 예고해 안철수 대표 측과의 계파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26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평개연은 박지원 전 대표와 정동영ㆍ천정배 의원 등 세 명의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당초 평개연은 지난 21일 의원총회 직전 첫 모임을 갖고 안철수 대표 측의 통합론을 제어할 계획이었으나, 계파 형성 반발 여론을 의식해 당시엔 출범을 미뤘다. 하지만 의총 이후에도 안 대표가 여전히 연대ㆍ통합에 속도를 높이자 최근 정면 승부 전략을 전격 선택했다.
평개연은 우선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원외위원장 지지도 모으고 나섰다. 평개연의 한 핵심 관계자는 26일 “이미 20명 가까운 현역 의원이 서명에 뜻을 모으고 있다”며 “강성 호남계가 아닌 장병완 의원을 대표로 세우는 데도 어느 정도 내부 합의가 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중순 전에는 평개연이 공식 출범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평개연은 중장기적으로는 통합 찬반 여부를 놓고 안철수계와 전당대회에서 세 대결을 펼치는 시나리오까지 고려하고 있다. 호남의 한 의원은 “안철수계가 의총 당시 ‘전당원대회를 통해 통합 여부를 추인 받자’고 주장해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며 “대변인을 따로 두는 등 평개연의 명분과 입장을 충분히 알리면서 촘촘히 세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안 대표를 겨냥한 직접 비난도 이어졌다. 강성 호남계인 유성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과 같은 통합을 하겠다면 (안 대표가) 보따리를 싸고 (호남이 근간인 국민의당을) 나가라”고 주장했고, 조배숙 의원도 안 대표를 향해 “(당원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사무실에서 ‘싱크탱크 미래’ 현판식을 여는 것으로 큰 판을 향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름을 미래로 바꾸며 재도약을 선언한 것이다. 안 대표는 “(싱크탱크) 미래는 좀 더 청년과 대중으로 활동을 확장하고 (미래 가치에 대한) 공론화에 집중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현판식 후 기자들이 유 의원 비난 관련 질문을 했지만 “다른 질문 없는 거죠”라며 답을 하지 않는 등 무시 전략으로 나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