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가 이슬람교 중에서도 수피즘 사상을 신봉하는 신도들을 겨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피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AP통신은 “이집트 수피즘이 극단 이슬람의 새로운 타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랍어로 ‘타사우프’라고 불리는 수피즘은 신비주의적 방식으로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이슬람의 한 사상이다. 핵심 가치로는 금욕주의와 다른 사상에 대한 관용, 문화적 다양성 존중 등이 꼽히며, 특유의 명상법이나 춤, 노래 등 영적 의식을 갖고 있다. 12세기에 나타나 한때 이슬람 사상의 주류로 중국, 미국 등으로 확산된 수피즘은 현재 이집트에서만 1,500만명의 무슬림이 따르고 있다. 별도의 종파라고 잘못 알려져 있으나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모두 수피즘 사원을 애용하고 있어 그보다는 사상 내지는 실천 관습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극단주의 진영은 수피즘 관습 중에서도 살아 있는 성인들을 추대하는 행위를 두고 유일신 사상에 어긋나는 우상숭배라며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수피즘 신도들이 성인들의 무덤에서 예배를 행하면서 중동과 서남아시아 지역의 수피즘 성지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받고 있다. 올해 2월과 지난해 11월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와 발루치스탄주의 수피파 성지에서는 IS의 폭탄테러로 각 70여명과 43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15년 6월에는 시리아 팔미라 유적지 인근에 있는 수피즘 학자 아부 바하에딘의 영묘가 IS의 손에 파괴됐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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