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해오자 경선 분위기도 불붙기 시작했다. 다음달 15일 예정된 경선은 친박계 홍문종(4선) 의원과 비박계 김성태(3선) 의원의 양강구도로 흐르고 있다.
비박계의 핵심 주자인 김성태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지원 사격을 받으며 급부상했다. 홍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서 “누가 대여투쟁을 잘할 것인가가 원내대표 선출의 초점”이라며 당내 대여투쟁의 선봉인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이번 경선 결과는 결국 당권을 쥐고 있는 홍 대표의 의중이 향하는 곳으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미 홍 대표의 보수통합 구상에 힘입어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 22명을 확보했고 친홍계 의원까지 합치면 30명을 육박한다.
친박계 대표로는 홍문종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2014년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역임해 그해 지방선거를 압승한 전력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임할 각오”라며 경선 의지를 밝혔다. 친박계는 당 사무총장과 수석대변인을 모두 복당파에 내준 상황에서 원내대표까지 넘겨줄 수 없다는 절박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 친박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탈당 권유 징계를 내린 홍 대표의 사당화를 우려하고 있다. 친박계는 박근혜 정부시절 국회에 입성한 44명의 초선의원과 당내 친박계를 합쳐 친박의 건재함을 과시할 전략이다.
경선이 친박과 비박 간의 계파싸움으로 치달으면서 당대 최대 세력인 중립지대 표심의 향배가 변수로 등장했다. 21일에는 초선의원 14명이 모여 계파정치 배격을 선언하고 나섰다. 성명서에 동참한 한 초선의원은 “언제까지 친박과 비박으로 편을 갈라 싸울 수는 없다는 게 대다수 중립지대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이번 경선을 통해 당이 일치단결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계파대결의 피로감이 증대함에 따라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5선), 나경원⋅조경태⋅한선교(이상 4선) 의원 등도 제3지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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