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을 맞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머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휴가 활동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골프장 출근’과 ‘폭풍 트윗’이다.
5박 6일 일정으로 본인 소유의 마라라고 리조트로 내려간 이튿날인 22일(현지시간)부터 골프장 행차가 포착됐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까지 4일 연속 골프장에 출근 도장을 찍었다. 그는 24일에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과 골프를 치는 일정을 자랑하듯 트위터에 올렸고 25일에는 골프계의 전설인 잭 니클라우스와 함께했다. “회의와 통화로 꽉 찬 스케줄”이라는 백악관의 설명을 무색케하는 행보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일정을 공개하거나 확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 언론이 포착해 집계한 것만 해도 이날로 81번째 골프장 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잦은 골프를 이유로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 기록한 26라운드 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잦은 골프장 행에 수차례 비난을 가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전후로는 트윗에 여념이 없다. 24일 하루에만 8건을 올리고 2건을 리트윗했고, 25일에도 5건을 적었다. 이집트 및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 등 현안 관련 내용도 있지만 언론과의 신경전이 빼놓을 수 없는 단골 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과 관련해 “타임지에서 전화가 와서 내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의 인물이 될 수 있다면서 인터뷰와 사진 촬영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며 “난 ‘아마도’라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사양했다”고 말했다. 타임은 그러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통령은 우리가 올해의 인물을 어떻게 선정하는 지와 관련해 잘못된 이야기를 했다”며 “타임은 12월 6일 발행될 때까지 올해의 인물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모델로 등장하는 가짜 타임 표지를 골프장에 걸어둘 정도로 타임의 올해의 인물이나 표지 모델에 집착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먼저 사양했을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에는 CNN과도 공방을 벌였다. 그는 트윗에 “미국에선 폭스뉴스가 CNN보다 훨씬 더 중요하지만, 미국 밖에선 CNN 인터내셔널이 (가짜) 뉴스의 주요 원천으로 우리나라를 세계에 아주 형편 없이 대변한다”며 공격했고, CNN은 “미국을 세계에 대변하는 것은 CNN이 아니라 당신의 일이다”고 반박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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