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볼링 선수로 활약 중인
前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
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위촉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 프로 볼러, 골퍼, 요가인, 방송인. 여기에 최근 국제적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홍보대사까지 추가됐다. 이렇게 팔방미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주인공은 신수지(26)씨다.
신 씨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포메라니안 종 반려견 ‘밍키’를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뿐 아니라 야생동물,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WWF의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멸종위기 동물과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신 씨는 지난 9월말 일상생활에서 ‘어스아워’(Earth Hourㆍ지구촌 전등 끄기)를 알리기 위한 ‘힐링 나이트 요가’ 캠페인을 시작으로 홍보대사 활동에 나섰다. 그는 요가 자세를 활용한 불끄기 동작 다섯 가지를 동영상으로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했다. 신 씨는 “사실 동작들이 아주 쉬운 건 아니다”면서도 “누구나 생활 속에서 불끄기 등 작은 실천으로 환경보호에 동참할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씨가 동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네 살인 반려견 ‘밍키’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은퇴하기 전까지 10년간 리듬체조에만 집중해왔고, 해외에서 훈련을 해야 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울 여력이 없었다. 신 씨는 선수 생활을 접자마자 반려견 입양을 결심했고, 밍키를 데려왔다. 지금은 밍키가 말도 잘 듣고 똑똑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신 씨는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온 언니와 함께 살게 됐는데 밍키와 언니의 관계가 좋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포기하는 대신 훈련소에 찾아가 상담도 받고, 칭찬 교육도 하면서 둘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6개월에 걸쳐 꾸준한 노력 끝에 밍키를 교육시킬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건강 문제 등으로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유기동물을 줄이고 안락사를 막기 위한 사료기부 캠페인 등에 참가하고 있다.
신 씨가 환경의 소중함에 알게 된 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러시아대표팀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였다. 당시 훈련장인 섬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 절반 거리는 보트 대신 수영을 해야 했는데 주변 절경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받았고, 그 때부터 자연이 훼손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전지훈련 때 절경 보며 위안 받아
자연 훼손 막겠다고 다짐했죠”
신 씨가 이처럼 리듬체조 선수를 은퇴한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건 타고난 유연성과 근력도 있었지만 호기심과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6년간 요가를 배워 트레이너 자격증도 따고 사회인 여자야구단 활동도 했다. 그러던 중 볼링을 알게 됐고 10개월간 고된 훈련 끝에 2014년 말 프로테스트에 합격해 프로 볼러가 됐다. 동물 분야 역시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 받고 공부하면서 지식도 쌓고 유기동물 돕기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 씨는 “반려동물도 야생동물도 사람이 노력해야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년에는 꼭 WWF와 함께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만나보고, 동물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은경 동그람이 팀장 scoopkoh@naver.com
김민지 동그람이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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