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손아섭(29)을 붙잡고 한숨을 돌렸다. 롯데는 26일 팀 내 자유계약선수(FA)인 외야수 손아섭과 4년 총액 98억원에 계약했다고 2밝혔다. 계약금과 연봉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선수와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롯데 측은 밝혔다. 98억원은 올 시즌 이대호(150억원), 최형우(100억원)에 이어 역대 FA 계약 규모 3위이며 원소속팀에 잔류한 선수로는 최고액이다. 그러나 황재균(kt)이 받은 88억원에 비하면 아깝지 않은 금액이다. 손아섭은 명실 공히 현존 KBO리그 톱클래스 선수다. 그는 2007년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후 올 시즌까지 11시즌 동안 통산 1,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3푼5리(576타수 193안타), 20홈런-25도루, 80타점, 113득점 등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010년부터 8년 연속 3할 타율, 2011년부터 7년 연속 140안타 이상 등으로 롯데의 주축 타자로서 꾸준함도 증명했다.
강민호(삼성)와 황재균 등 팀의 간판 선수들을 놓쳤던 롯데는 손아섭마저 잃을 경우 사실상 이대호 한 명에게 의존해야 하는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였다. 그런 롯데를 구한 건 사실상 손아섭의 어머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저울질하면서 국내 일부 팀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던 손아섭은 계약 후 “롯데에 지명되고 지금까지 다른 팀에서 뛸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꿈보다 우리 팀의 우승이라는 꿈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어머니가 롯데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셨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계약으로 FA 신분 ‘최대어’들의 행선지는 모두 결정됐다. 올 시즌 후 FA를 선언한 선수는 총 18명. 이 중 4명과 해외에서 돌아온 황재균 등 총 5명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남은 관심은 대어급 중 유일하게 계약하지 못한 민병헌(전 두산)과 ‘해외파’ 김현수의 거취다. 민병헌은 5년 연속 3할 타율,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견고한 수비 실력을 갖췄지만 아직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잔류 희망을 버리지 않은 김현수는 미국 스토브리그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복귀 여부가 가려질 참이다. FA 신분으로 미국에 간 김현수가 국내로 돌아온다면 손아섭을 능가하는 머니 게임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비롯해 NC, SK, 넥센, 한화, 삼성, kt 7개 팀은 외부 FA 영입에 관심이 없거나 FA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라 LG와 두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손아섭을 눌러 앉히며 ‘반격’에 나선 롯데가 추가 FA 영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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