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시기 성탄절 또는 내년 설 유력
대통령 의지 반영… 코드사면 논란도
법무부가 지난 22일 전국 일선 검찰청에 특정 집회ㆍ시위 참가자 전원에 대한 특별사면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사면 시기는 올 성탄절이나 내년 설이 유력하다. 그러나 사면권 행사 대상을 둘러싸고 법조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법무부가 검찰에 지시한 사면 검토 대상은 ▦제주기지 반대 집회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용산 화재 참사 시위 ▦사드 배치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면검토 자료 관련 공문을 일선 검찰청에 발송했으나 대상이나 시기가 정해진 건 아니고 현재 검토 단계”라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장관 명의의 공문에는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상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개 특정 집회와 관련해 처벌을 받은 대상자 모두에 대해 특별사면을 검토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권 행사 범위를 특정한 데 대해 한 검찰 간부는 “특정 사건으로 볼 게 아니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번 정부의 견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하다“면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니까 (범위를 특정하는 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도 “법률상 보장된 집회ㆍ시위를 했는데 무리하게 기소한 부분이 있다”며 “물론 폭력을 행사한 건 형사처벌을 고려할 수 있지만 사면을 통해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사회적 비용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법을 중립적이지 않고 치우치게 행사하는 걸로 볼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대상자를 특정했을 뿐 아니라 폭력을 행사한 집회ㆍ시위 참가자들을 사면시키는 것은 ‘코드 사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검찰청의 다른 부장검사는 “사면권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긴 해도 표현의 자유를 넓게 인정하는 것이라면 편향되지 않게 다른 쪽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뇌물 알선수재 횡령 배임 등 부패범죄에 대해선 사면권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혀 여기에 연루된 경제인 정치인 사면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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