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ㆍ수학 어려운 문제 출제
1등급 국어 93점ㆍ수학 92점 추정
상위권ㆍ중위권 격차 벌어져
수험생 유불리 셈법 복잡해져
국ㆍ수ㆍ탐 원점수 정시 합격선
서울대 경영ㆍ의예과 294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다음날인 24일 서울 여의도고의 한 3학년 이과 반 교실. 학생들에게 가채점 결과지를 받아 든 이한나 담임 교사는 “국어와 수학이 특히 어렵게 출제됐는데, 25일부터 당장 수시 논술이라 응시 여부를 따지는 학생들의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이우진(18)군은 “수시 지원 기회 6번을 모두 논술 전형에 썼는데, 대부분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보다 상향 지원한 데다 수능 체감 난도도 높아 수능최저등급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치러진 수능에서 국어ㆍ수학이 매우 어렵게 출제된데다 영어 영역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되면서 수험생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특히 어려운 문제들이 각 영역별로 2, 3문제씩 배치돼 최상위권과 중상위권의 격차가 커진 데다, 첫 절대평가로 실시된 영어의 정시 반영 비율을 대학들이 다르게 설정하면서 수험생들의 유ㆍ불리 계산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종로학원하늘교육, 유웨이중앙교육, 메가스터디 등 주요 입시업체가 수험생들의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어ㆍ수학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소폭 오르거나 유지됐다. 국어는 1등급 커트라인(93, 94점)이 지난해(92점)보다 소폭 올랐고, 수학 가ㆍ나형은 각각 지난해와 같은 92점으로 추정됐다. 영어 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수험생들은 8, 9%대로 추정돼 응시자 수(54만8,241명)를 기반으로 추산하면 4만3,000~4만9,000명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시험이 변별력을 갖춘 만큼 중위권 학생들과 격차를 벌린 상위권 학생들에게 대체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영어 절대평가 전환으로 많은 대학이 정시에서 영어 반영 비율을 줄이거나 가ㆍ감점만 하는 식으로 영향력을 축소한 것이 변수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 상위권 대학들은 정시에서 영어 점수를 20% 미만으로 반영하고 탐구 영역 비중을 영어보다 크게 설정하기도 했다”며 “최상위권 학생들은 원점수 총합은 물론 표준 점수를 기반으로 대학 별 환산점수를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종로학원하늘교육과 메가스터디가 추산한 서울 4년제 주요 대학의 최상위권 학과 정시 합격선은 국어ㆍ수학ㆍ탐구 영역 원점수 300점 만점을 기준(영어 1등급 전제)으로 270점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별로 보면 서울대는 경영 294점, 의예과 294점, 화학생물공학부 279점, 연세대는 경영 290점, 의예과 283점, 고려대는 경제 288점, 의과대 289점 등이다.
중위권 학생들에겐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어 절대평가로 기준 충족자가 늘어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영어가 쉽지 만은 않았지만 90점 이상은 모두 1등급을 받기 때문에 수시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이 늘어 중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기준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등록된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은 총 254건에 달했다. 국어 26건, 수학 13건, 영어 5건, 사회탐구 153건, 과학탐구 46명 등이었다. 특히 사회탐구 영역의 생활과 윤리 과목 18번 문제, 사회문화 과목 6번에 관련한 이의신청이 다수였다. 평가원은 27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후 심사를 거쳐 내달 12일 정답을 최종 통보할 계획이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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