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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3불 이행” 거듭 압박하며 한국 내 사드 논란 부채질

입력
2017.11.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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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2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2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내달 중순 개최될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논란을 부추기는 데 골몰하고 있다. 사드 갈등의 실질적 결과인 보복 조치의 철회는 외면한 채 원인과 책임을 모두 우리 측에 전가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10ㆍ31 사드 봉합 합의 이후 줄곧 우리 측에 ‘3불(不)’ 이행만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드 추가배치ㆍ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 편입ㆍ한미일 군사동맹 추진 등 3가지가 없을 것이라고 천명한 데 대해 “한국 측의 책임있는 행동을 기대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서부터 외교부 대변인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는 용어ㆍ문장이 거의 똑같을 만큼 거의 매일 이를 반복하고 있다. 사실 우리 정부의 3불 입장은 사드 관련 정책기조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마치 당장이라도 뭔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처럼 주장함으로써 10ㆍ31 합의 이후의 상황에 대한 책임을 우리 측에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국은 사드 갈등을 넘어 양국관계를 실질적으로 복원ㆍ정상화할 조치는 외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상징성과 파급효과가 큰 문화ㆍ관광분야의 빗장을 여는 데 소극적이다. 한국 단체관광은 국가여유국이 단체비자 발급만 용인하면 언제든 재개될 수 있고,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조금만 고삐를 늦춰도 금한령(禁韓令ㆍ한류 금지령) 한파는 사그라들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제반 분야에서 중한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수사를 반복하면서도 정작 사드 보복과 관련해선 “공식적인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는 말로 비껴간다.

관영매체들은 한 술 더 뜬다. 자국의 주장을 전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부각시켜 재인용하거나 자신들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해서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국수주의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24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정부는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이 국빈방문임을 강조했지만 대다수 언론은 3불 이행 문제에 주목했다”고 단정하는가 하면 양국 외교수장이 3불에 더해 현재 배치된 사드 운용에 제한을 가하는 1한(限)에도 합의했다는 억지주장을 폈다.

신화통신은 논평기사에서 중국 측의 3불 이행 요구를 전하거나 문재인 정부의 사드 정책을 비판한 국내 언론보도를 일일이 열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한국이 3불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중한관계가 낮은 단계로 곤두박질 치고 양국 신뢰관계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노골적으로 사드 갈등 극복의 책임을 우리 측에 떠넘겼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10ㆍ31 사드 봉합 공동합의문 발표 후 지속적으로 우리 측에 3불 이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드 보복 조치를 먼저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메시지이면서 동시에 3불 입장 표명을 둘러싼 우리 내부의 갈등을 부추겨 대중 외교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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