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다음날 포항 지진 피해 점검 방문
포항여고 상황 둘러본 뒤 수험생 격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지진 피해를 겪은 경북 포항을 찾아 이재민과 지역 주민, 학생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포항 방문 첫 일정으로 포항여고를 찾아 전날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만났다. 대통령의 방문계획을 사전에 몰랐던 학생들은 환호성을 크게 지르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최규일 포항여고 교장과 함께 학교를 둘러보며 “안전 진단을 받은 건가요”라고 묻는 등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최 교장은 “78년 된 학교로 노후화됐고, 학생들이 불안해 해 5층까지 못 올라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들을 만나 격려의 뜻을 전했다. 3학년 교실에 들어간 문 대통령은 웃으며 “평소 실력보다 더 (수능을) 잘 친 사람 손들어보라”고 웃으며 말한 뒤 “중요한 시험 맞이할 때마다 그저 평소 실력대로만 하자고 스스로에게 말 걸어주면 마음도 편해지고 결과도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쪽 학생들은 대피 생활도 하고 여진 생활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그런 역경을 이겨내는 노력이 중요하고 위기가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하며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수능 연기 결정과 관련 “아시아순방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는데 가증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며 “나라 전체가 수능 일정에 맞춰진 상태여서 시험일을 변경하면 굉장히 큰 혼란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학생도 중요하지만 포항 학생들의 안전과 또 공정함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대부분의 국민들,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이 수능 연기결정을 지지해주고 오히려 포항 학생들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주고 하셔서 정말 고마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늘 소수자를 배려해가는, 그런 게 우리가 발전할 수 있는 미래의 희망”이라며 IMF 위기를 극복한 금모으기 운동과 서해안 유류피해를 이겨낸 자원봉사 상황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포항 지역 내 지진 피해가 심각했던 아파트를 직접 방문,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 아울러 400여명의 이재민이 모여 있는 현장을 방문해 피해 복구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확인한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