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걸스
나탈리아 홀트 지음ㆍ고정아 옮김
알마 발행ㆍ416쪽ㆍ1만8,500원
널리 알려졌듯 Computer란 원래 기계가 아닌 사람, 즉 계산원을 뜻했다. 전문직 냄새를 풍기지 않고 ‘계산원’이라 표현됐다는 것 자체가 이 일이 곧 여성의 일이었음을 암시한다. 이 구도가 바뀐 건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이었다. 총동원체제는 기회의 창이었다. 영화로도 제작됐던 ‘히든 피겨스’가 미항공우주국(나사)에서 일한 흑인 여성 3인방에 집중했다면, ‘로켓걸스’는 1940년대 이후 나사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일한 다양한 여성들 이야기를 담았다. 여성들 얘기다 보니 당연히 수학 외에 아이 양육 문제, 가터벨트와 팬티스타킹 얘기, 그리고 ‘미스 유도미사일’에 대한 일화 등이 등장한다. 전반적 톤은, 억울하고 분해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쪽보다는 잊지 말자는 쪽이다. “거인의 어깨”는 아이작 뉴턴의 겸손을 상징하는 어구다. 허나 그건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서로서로 어깨를 내어주고 있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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