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배드 폭스
벵자맹 레네 지음ㆍ김희진 옮김
북레시피 발행ㆍ192쪽ㆍ1만5,000원
여우다. 여우는 여운데, 순무만 먹고 산다. 마음이 여려 좀처럼 확 잡아먹질 못한다. 아랫마을 닭장에 쳐들어 가봤자 암탉에게 두들겨 맞고 도망간다. 아랫마을은 이런 여우라 경계조차 않는다. 이 때 늑대의 제안이 왔다. 경계 안 받는 여우더러 병아리를 빼내오면 잘 키워서 같이 잡아먹자는 것이다. 근사한 육식동물이 되고팠던 여우는 이에 응하지만, 삐약대는 놈들이 자기를 부모라 생각하는 바람에 흔들린다.
이제 잡아 먹자는 늑대에 맞서 여우는 요리조리 피해나갈 궁리만 한다. 프랑스의 스테디셀러로 최근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돼 30일 한국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채화로 그린 그림이 무척 귀엽다. 저출산, 여성혐오 등이 사회적 화두다. 가장 손쉬운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육아휴직을 통한 아빠의 육아체험이 꼽힌다. 닥치고 일단 키워보라는 거다.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그 얘기에 대한 은유로도 읽힌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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