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월드컵 지역예선 1차전 원정
86-80 승리하며 본선행 청신호
대표팀, 조직력 앞세워 패싱게임
어시스트 27개로 뉴질랜드 2배
오세근도 더블더블 작성 맹활약
26일 고양서 중국과 예선 2차전
허재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이 아시아컵의 여세를 몰아 적지에서도 난적 뉴질랜드를 침몰시켰다.
한국은 23일 뉴질랜드 웰링턴의 TSB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9년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A조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뉴질랜드를 86-80으로 제압했다. 아시아컵부터 뉴질랜드전 3연승을 달린 한국 남자농구는 월드컵 2회 연속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FIBA 랭킹 27위의 뉴질랜드는 34위의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 수 위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표팀은 지난 8월 레바논에서 열린 아시아컵에서 뉴질랜드를 두 번 만나 모두 이긴바 있다.
대표팀은 이날 1쿼터 초반 야투가 잇따라 빗나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1쿼터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오세근(KGC인삼공사)의 2점슛으로 14-12, 리드를 잡은 한국은 전준범(현대모비스)의 3점포로 17-15로 앞서면서 활발한 움직임을 되찾았다. 1쿼터를 17-18로 마친 한국은 2쿼터부터 200㎝ 장신 최준용(SK)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방어로 수비 벽을 만들고 전준범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전반을 41-39로 마친 한국은 3쿼터 한때 9점 차까지 앞섰다. 하지만 홈 팬들의 응원을 업은 뉴질랜드도 코리 웹스터, 타이 웹스터 형제를 앞세워 맹추격 해 3쿼터까지 점수는 60-59, 1점 차였다.
4쿼터에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됐다. 한국은 74-73으로 쫓기며 위기를 맞은 종료 2분 28초 전 이정현(KCC)의 장거리 3점포가 림에 빨려 들어가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나 뉴질랜드도 1분 24초 전에 아이삭 포투의 골밑 득점으로 다시 따라붙었다.
결정적인 한 방은 종료 1분 7초 전 나왔다. 전준범이 던진 회심의 3점슛이 꽂히면서 스코어는 80-75, 5점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쐐기포였다. 뉴질랜드가 55초 전에 토머스 아베크롬비의 3점포로 다시 2점 차를 만들었으나 우리나라는 이정현이 과감한 골밑 돌파를 한 뒤 상대 수비가 비어있던 오세근에게 패스를 연결, 다시 4점 차를 만들어 한숨을 돌렸다. 뉴질랜드가 마지막 추격의 득점을 하자 이정현은 골밑을 파고드는 최준용에게 다시 한 번 절묘한 어시스트로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주며 2점을 보탰다. 끈질기게 따라붙은 뉴질랜드의 백기를 받아낸 순간이었다. 승리의 주역은 단연 전준범이었다. 전준범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22점을 넣었다. 오세근도 14점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한국은 이날 3점슛 21개를 던져 10개를 적중하는 확률 높은 외곽포를 앞세워 뉴질랜드를 원정에서 꺾는 값진 성과를 올렸다. 주전 가드 김선형(SK)이 부상으로 하차한 상황에서도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어시스트를 뉴질랜드(14개)의 2배에 가까운 27개나 배달했다. 아시아컵에서 3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농구 붐을 일으킨 한국 농구의 상승세와 국제 경쟁력을 다시 확인한 경기였다.
24일 귀국하는 대표팀은 26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중국(24위)을 상대로 홈 첫 경기,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중국은 2019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이미 자동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