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올린 영상 3시간 만에 조회수 7000건
2018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 입실이 촉박한 시간에 자신을 데려다 주고 돌아가던 아버지를 불러 큰절을 올린 한 수험생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MBC 기자인 전윤철(49)씨가 이날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3시간 만에 조회 수 7,000여건에 달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전씨는 이날 오전 아들 준서(18ㆍ수완고)군을 태우고 집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인 광주 광산구에 있는 시험장에 오전 7시47분쯤 도착했다. 아들을 내려주고 곧바로 출근하던 전씨가 5분여를 달리고 있을 때 아들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고 “다시 와줄 수 있어요?”하고 묻는 아들의 말에 전씨는 가슴이 철렁했다.
혹시 수험표를 두고 내렸나 생각하고 차 뒷좌석을 살펴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무슨 나쁜 일리라도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전씨는 곧바로 차를 돌려 시험장으로 달렸다. 전씨가 시험장 정문에 도착하니 아들이 승용차 앞으로 다가왔다.
전씨는 다급하게 차 문을 열고 “왜 그래”를 연거푸 외쳤다. 그 순간 아들이 운전석 앞으로 다가오더니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넙죽 큰절을 올렸다. 수능 시험을 보러 간 아들이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씨는 “빨리 시험장에 들어가라”며 아들의 등을 두드려 격려했다. 이때는 입실 완료 시간을 13분 앞둔 7시57분이었다. 전씨와 아들의 깜짝 상봉과 이벤트를 옆에서 지켜보던 경찰관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씨의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전씨는 블랙박스 영상을 편집해 자신의 유튜브에 올리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전씨는 “아침에 집에서 늑장을 부리는 것 같아 아들을 혼냈는데 마음이 걸린다”며 “입실을 코앞에 두고 아빠한테 큰 절을 올린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