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도ㆍ보수 통합론을 두고 각각 진통을 겪은 양당이 우선 선거연대에서 접점을 찾은 뒤 통합을 도모하리란 관측이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양당의 정책연대 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서 만난 안철수 국민의당ㆍ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통합 추진 의사를 재확인했다. 안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 전원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동의했던 내용은 정책연대”라며 “두 당이 정책연대를 시작으로 ‘문제 해결 정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호남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있으나 결국 답은 바른정당과 통합해 중도지대에 확고한 3당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란 의지도 내비쳤다. 안 대표는 “요즘 거대 양당 구조로 회귀하려는 힘이 정말 강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며 “기득권 양당(더불어민주당ㆍ자유한국당)과 개혁 세력으로 나눠 볼 때 바른정당도 우리와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당선 이후 처음으로 포럼을 찾은 유 대표도 “두 당이 정책이든 선거든 앞으로 크게 협력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 추진과 관련해선 “국민의당이 미래를 위한 진통을 겪고 있으니 이를 일단 지켜보면서 신중하고 차분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도 조절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통합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바른정당에 비해 더 거센 내홍을 치르고 있는 안 대표는 이날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통합의 당위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바른정당도 25일 유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의원ㆍ원외 당협위원장ㆍ광역단체장이 모두 모이는 연찬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놓고 토론할 예정이다. 양당 내에서 통합 쪽으로 중지가 모아진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연합공천 등 선거연대를 넘어 신당 창당으로 직진할 가능성도 있다.
두 당이 합칠 경우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전국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포인트) 현재 정당별 지지율은 민주당 49.0%, 한국당 11.8%, 바른정당 6.3%, 국민의당 5.5%, 정의당 5.4%였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엔 ‘통합정당’의 지지율이 19.2%로, 민주당(47.5%)에 이은 2위로 집계됐다. 한국당은 11.7%로 변화가 없었다.
국민의당 지지자 중 바른정당과 통합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58.0%,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8.6%로 나타났다.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공감 33.8%, 비공감 64.3%였다.
야권을 대표하는 인물로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26.2%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18.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5%로 뒤를 이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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