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인천에서도 수험장 입실시간에 쫓긴 수험생들이 경찰 순찰차 신세를 지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오전 시내 47군데에서 수험장 입실시간(오전 8시 10분)이 임박했으나 수험장에 도착하지 못한 수험생 189명에게 도우미 역할을 했다. 수험생 95명은 경찰오토바이와 경찰차를 이용해 수험장까지 이동했고 94명은 택시를 먼저 탈 수 있게 도움을 받았다.
부산에서 올라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수험장을 찾지 못하던 재수생 한모(18)양은 이날 오전 인천 남부경찰서 용오파출소 순찰차를 타고 8㎞ 떨어진 연수구 연수동 수험장까지 제시간에 갈 수 있었다.
수험생 신모(18)군은 버스를 타고 수험장을 향하던 중 계양구 까치말사거리에서 천대고가 방면 차량 정체로 제시간에 갈 수 없게 되자 112로 도움을 요청했다. 신군은 교통순찰대 오토바이를 타고 2.5㎞ 거리의 수험장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이날 오전 약 1㎝의 눈이 내린 인천 강화도에선 눈길에 차량이 미끄러지는 사고 등이 발생해 수험생들이 마음을 졸이는 일이 속출했다.
이날 오전 7시 25분쯤 강화군 강화읍 진고개에선 전세버스와 승용차간 접촉사고로 정체가 빚어졌다. 수험장인 강화여고까지 약 1㎞가 남은 상황에서 오도가도 못하던 수험생 14명은 경찰 순찰차 4대에 나눠 타고서야 안도했다. 이들은 입실시간(오전 8시 10분) 전 수험장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이날 오전 7시 50분쯤 강화군 하점면 신봉리에선 수험생 2명이 탄 승용차가 미끄러운 언덕 길을 올라가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 수험생은 경찰 순찰차를 타고 약 10㎞ 떨어진 수험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경찰관, 모범운전자 등 579명과 경찰 차량 129대를 동원, 50개 수험장 반경 200m 이내 교통을 통제하는 등 교통관리를 벌였다.
한편 경기 부천에선 오토바이를 타고 수험장까지 가던 수험생이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수능시험을 포기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52분쯤 부천시 소사본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수험생 A(18)군이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택시와 부딪쳤다. 이 사고로 A군은 왼쪽 무릎을 다쳤으나 “병원 치료보다 수능 시험이 더 급하다”면서 병원을 찾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천소방서는 구급차로 A군을 수험장인 부천 중흥고까지 이송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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