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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실질 소득 2년째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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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실질 소득 2년째 뒷걸음질

입력
2017.11.23 16:4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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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위 소득 격차도 7분기 연속 악화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 성장 ‘가시밭’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물가 상승분까지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득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명목(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음) 기준 전국 가구의 가계소득은 월 453만7,192원으로, 지난해 3분기(444만5,435원)에 비해 2.06% 증가했다.

그러나 그 사이 물가가 오른 것을 감안한 실질소득(2인 이상 전국가구)은 439만1,823원에 그쳐 지난해 3분기(440만2,729원)에 비해 오히려 0.25% 감소했다. 가계소득은 연중 시기ㆍ계절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통상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한다.

전년동기 대비 가계의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2015년 4분기 -0.04%를 기록한 이후 8개 분기 연속 뒷걸음질치고 있는 중이다. 가계 소득이 오르는 속도가 2년 내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가계소득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분기 이후 이렇게 오랫동안 실질 소득이 뒤로 미끄러진 적은 없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1.20%)와 올해 1분기(-1.20%) 1% 이상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감소폭이 줄어들기는 했다.

명목소득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경상소득(일상 경제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은 월평균 445만1,898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 증가했다. 그러나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득을 의미하는 비경상 소득은 지난해 3분기 10만4,063원에서 올해 3분기 8만5,249원으로 18.1% 나 줄었다.

가계의 소득분배 상황도 7분기 연속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기준 전국 가구의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18배로, 지난해 3분기 4.81배에 비해 더 커졌다. 5분위 배율이 확대됐다는 것은 상위 20%와 하위 20%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뜻이다. 전년 동기대비 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 1분기 이후 계속 나빠지고 있다.

더구나 3분기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1만6,284원으로, 1년 전에 비해 0.04% 감소했다. 전년 동기대비 1분위 가구 소득은 올해 1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감소하다 2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시 한 분기 만에 후퇴한 셈이다. 반면 3분기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894만8,054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7%나 증가했다.

양준호 인천대 교수는 ”계속된 고용의 불안, 느린 임금 증가 속도 때문에 실질 소득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소득을 늘리기 어렵다면 공공복지 확대 등을 통해 정부가 가계 실질지출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3분기 가계소득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고 볼 순 없어, 정책의 공과를 논하기는 이르다. 다만 가계소득이 수년간 뒷걸음질 칠 정도로 구조적 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정부 의지만으로 가계소득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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