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교육부와 함께 비상근무 체제 돌입
교육부와 지진종합상황실서 여진 상황 점검
발생시 전국 1,180개 시험장에 '핫라인' 전달
학교장, '야외 대피'와 '수능 중단' 중 선택해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23일 전국에서 동시에 시작된 가운데 기상청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의 여진이 시험 도중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은 당초 지난 16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자연재해로 수능이 미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국가지진화산종합상황실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와 기상청 직원들은 포항 지진의 여진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매의 눈'으로 모니터를 주시 중이다. 남재철 기상청장도 오전 일찍 이곳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22일 오후 10시15분께 규모 2.0의 여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오후 1시까지 약 15시간 동안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는 오후 5시40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후 일주일 만에 규모 4.5의 여진이 나타난 전례도 있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 이후 오후 1시까지 규모 2.0 이상의 여진 발생 횟수는 총 63회로 집계됐다. 5.4 본진 발생 당일 33회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16일에는 16회로 급감했다. 17일에는 3회, 18일에는 0회를 기록하며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19일 규모 3.5 지진 등 5회의 여진이 나타났다.
기상청 지진센터는 수능 도중 지진이 발생할 경우 전국 1,180개 수능시험장에 지진 정보를 직접 전파하게 된다. 포항 지역 수능시험장 12곳에는 지진계를 별도로 마련했다. 기상청으로 받은 지진 정보를 토대로 가·나·다 3단계의 대처 방안이 결정된다. 이는 지진의 규모가 아닌 진동의 세기인 '진도'가 기준이 된다.
가 단계의 경우 진동이 느껴지거나 경미한 상황으로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치른다.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에 위협받지 않는 수준인 나 단계는 시험을 일시 중지시키고 책상 아래로 대피시킨 뒤 안전에 문제가 없을 시 10분 안팎의 수험생 안정 시간을 갖고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는 운동장 대피를 원칙으로 한다.
기상청은 지진 정보만 제공할 뿐 시험 지속 여부는 학교장의 판단으로 결정해야 한다. 수험생이 학교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퇴실하는 등 개별행동을 할 경우 수능 포기로 간주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만약 지진이 감지되면 규모와 진도 등을 핫라인을 통해 교육청과 전국 시험장에 통보하게 된다"며 "상황실에서 여진 등 지진 발생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평온한 상태"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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