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포항은 9.73% 그쳐
최저기준 없는 수시 합격자 많고
대학생 응시자 중 일부 포기한 듯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영향이 있었을까. 올해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시율이 1994년 수능 도입 이래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3교시인 영어영역 결시율이 지난해(8.50%)보다 1.58%포인트 높아진 10.08%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영어영역 접수자 58만7,497명 중 시험을 치지 않은 학생은 5만9,203명에 달했다. 1교시인 국어영역 결시율(9.46%ㆍ5만5,936명)보다도 0.52%포인트 높아졌다. 교육부는 매년 수능 결시율을 1, 3교시 기준으로 각각 발표한다.
수능 결시율이 높아진 것은 대학 입시에서 수시 모집 비율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6학년도 대입에서 67.4%였던 수시모집 비율은 2017학년도 70.5%, 그리고 2018학년도는 74.0%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 수시에 지원해 이미 합격한 수험생이라면 굳이 수능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수능 연기에 따른 영향도 전혀 없었다고 보긴 힘들다. 대학에 재학 중이면서 재수, 삼수를 하는 수험생의 경우 시험이나 조별과제 발표 등 기존 일정 조정이 힘들어 수능 포기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지진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가 결시로 이어졌을 수도 있지만,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은 3교시 시험 결시율이 9.73%로 전국 평균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일단 시험만 쳐 보자는 생각에 접수를 한 학생 중에는 수능이 미뤄지자 응시를 포기한 학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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