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2개 중학교서 수능 시험, 울릉도 귀가는 배편이 마련되는 즉시
규모 5.4 지진으로 반 달씩이나 포항에 머물러야 했던 울릉고 수험생 34명이 23일 포항 포은중과 이동중 두 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다. 일부 학생은 감기 기운도 있지만 대부분 건강하고 쾌활하게 수험장에 들어섰다.
울릉고 학생들은 15일 지진 후 해병대 측의 배려로 청룡회관에 계속 머물며 시험 준비를 했지만 고사장이 타 지역으로 변동될 가능성에 큰 부담을 안아왔다. 울릉도에서 배를 3시간 넘게 타고 포항으로 왔지만 다시 다른 도시로 가서 시험을 치러야할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다행히 수험장 안전진단 결과 포항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면서 한 시름 덜었다.
울릉고 수험생들은 오늘 점심 메뉴도 죽을 먹는다. 당초 수능 예정일인 지난 16일에도 소화에 부담이 없는 죽을 점심메뉴로 정했었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 포항에 머무른다. 기상 상황에 따라 울릉도 배편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는 청룡회관에 모여 가채첨 한 뒤 휴식할 예정이다. 배편이 마련되면 내일이라도 당장 울릉도로 돌아간다.
울릉고 김종태(51)교감은 “지진 대피에 관한 사전 교육도 했고, 예비 소집장소에서 현장 대피요령 등을 교육 받는 등 여진 매뉴얼은 확실하게 익혔다”며 “지진으로 마음이 불안하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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