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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뼛조각 발견 닷새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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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뼛조각 발견 닷새간 숨겼다

입력
2017.11.22 19: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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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수색 주장 우려해 은폐 의혹

김영춘 장관 사과, 직원 직위해제

문 대통령 “이해할 수 없는 일”

이 총리도 “국민께 거듭 사과”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이 전남 목포신항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신항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지난 16일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가족들이 전남 목포신항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목포신항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수색 작업 중 유골이 발견됐음에도 닷새 동안이나 이를 숨겨 논란이 일고 있다. 유해가 추가로 수습된 사실이 알려지면 미수습자 가족들이 수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고의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관련 간부를 직위해제하고 미수습자 가족에게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22일 해양수산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와 선체조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11시30분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수거한 진흙과 물건 더미를 세척하던 중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뼈 1점이 발견됐다. 통상 수색 작업 중 뼛조각이 발견되면 해수부는 국방부 유해발굴단과 선체조사위 미수습자 수습 담당 소위원회에 이를 알리고, 목포신항에 머무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도 통보한다. 언론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매번 유해 수습 사실을 발표해 왔다.

그러나 해수부는 이번엔 발견 나흘 뒤인 21일에야 선체조사위에 이를 알렸고, 하루 전 ‘시신 없는’ 장례를 끝낸 가족들에게 뒤늦게 사실을 전달했다. 추가 유해 수습을 공식 발표한 시점은 발견 뒤 닷새가 지난 22일이었다. 해수부는 이날 유전자정보(DNA) 정밀 검사를 위해 뼛조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냈다고 밝혔다.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보통 유해가 수습되면 한지에 보관하는데 17일 발견된 뼈도 한지에 보관돼 있었다”며 “처음부터 사람의 뼈로 판단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해수부가 가족들의 추가 수색 주장이 나올 것을 우려해 고의로 유해 수습 사실을 은폐한 것 아니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해수부의 김현태 세월호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은 현장 관계자들에게 “내가 책임질 테니 유해 수습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18~20일 합동추모식과 장례식을 치렀다. 김 부본부장을 비롯한 해수부 일부 간부들은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에도 참석했지만, 유골 발견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김 부본부장은 4.16 연대가 작성한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 조직적 방해 34명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수부는 논란이 일자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사과문을 통해 “해당 책임자를 보직해임한 후 감사관실을 통해 관련 조치가 지연된 부분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미수습자 수습은 유족들만의 문제가 아닌 온 국민의 염원인데 이렇게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규명을 한 뒤 유가족과 국민에게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전말을 보고받았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수습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적었다. 이 총리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거듭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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