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 정비와 대단위 아파트 입주로 임대료 ‘불똥’
성매매집결지인 자갈마당 정비사업과 대구역센트럴자이 입주로 인근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일대 북성로 공구골목 입주자들이 임대료 인상으로 퇴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 입점 후 대구 약전골목 입주자들이 외곽으로 떠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100여년 역사의 북성로 공구골목은 대구역 사거리∼달성공원 입구 간 1.42㎞ 길이의 거리로 300여개의 공구 가게가 몰려 있다. 하지만 최근 자갈마당에 폐쇄회로(CC)TV와 보안등, 문화공간 등이 설치되는 등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고, 1,245세대의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일대 땅값이 5년 전보다 평균 30∼40%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공구골목 측에 따르면 대구역센트럴자이 건립 계획이 발표되자 3.3㎡당 500만∼600만원이던 부동산 가격이 800만∼1,100만원까지 올랐다. 또 2015년에는 컨설팅업체가 3.3㎡당 1,200만∼1,500만원까지 받도록 해주겠다며 재개발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구골목 가게의 절반 정도인 세입자들도 임대료 인상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하고 있다. 2012년 공구골목 200㎡ 규모의 가게에 입주한 A(40)씨는 “센트럴자이 공사가 시작된 4년 전에는 250만원이던 임대료가 지금은 600만원이 넘었다”며 “공구골목의 장점은 조용하고 저렴한 임대료였는데 더 이상 인상한다면 떠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구골목 인근에 사는 40대 남성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근의 땅값이 오르고 자갈마당과도 잡음이 생겼다”며 “공구골목의 한 가게가 자갈마당에 땅을 산 것도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을 내다본 투자”라고 말했다.
공구골목에서 50m 정도 떨어진 중장비골목도 가게 22곳 중 9곳의 세입자가 불안해하고 있다. B(56)씨는 “대부분 한 명이 운영하고 있는 영세 가게여서 큰 영향은 없지만 주변 부동산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르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역센트럴자이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입주민 중 상당수가 인근 자갈마당이 주변 생활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자갈마당에는 CCTV 6대가 출입자를 감시하고 있고, 보안등 47개가 설치됐으며 다음달까지 물류창고 벽화 글판과 대구예술발전소 외벽 조명 설치가 마무리되는 등 정비사업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규모 아파트가 입주하고 있고 성매매집결지도 조기에 정비할 계획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개발을 통해 자갈마당 일대를 살아있는 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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