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선정 KT 압박 혐의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1심 실형이 선고됐다.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해달라고 KT를 압박한 혐의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도 인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22일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 미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 전 단장에게 징역 3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원장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송 전 원장으로부터 뇌물 수수액 3,700만원도 추징했다. 이들은 2015년 포스코가 계열사 포레카를 매각하려 할 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광고회사 대표를 압박해 지분을 뺏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최씨와 대통령이 밀접한 관계에 있었고 그로 인한 최씨 영향력을 알게 된 걸 계기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피해자를 협박해 지분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KT 강요 혐의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과의 공모 관계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 차 전 단장은 최씨,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KT가 최씨 설립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KT 같은 대기업은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인허가, 세무조사 등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나 경제수석 요구를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었다”며 “안종범의 행위는 기업활동에 관해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 대통령 및 경제수석의 지위를 이용해 플레이그라운드 광고대행사 선정을 요구했다”고 짚었다. 차 전 단장이 검찰에서 ‘최씨가 대통령에게 말하면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해 안 전 수석이 이를 KT에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한 점도 참작했다.
재판부는 이들과 공범으로 기소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와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에게는 각 징역 1년6월, 징역 8월을 선고하고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에 대해선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