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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눈 돌린 삼성생명, 재일동포 황미우가 신호탄

입력
2017.11.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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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왼쪽), 황미우(오른쪽)/사진=W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일본 선수들이 기본기가 좋다.”

여자프로농구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삼성생명은 지난 7월 일본 여자농구의 위력을 실감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일본여자프로농구(WJBL) 4위 팀인 미쓰비시와 연습 경기에서 무참히 패했다. 당시 경기를 지휘한 김도환 코치는 열세를 체감하고 선수들의 기본기를 지적했다. 김 코치는 “훈련 태도, 기본기, 습관이 다 약하다”고 평가했다.

일본 농구 맛을 본 삼성생명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 재일동포 황미우(26)를 1라운드에 뽑았다. 임근배(50) 삼성생명 감독은 21일 열린 2017-2018시즌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참가 선수 24명 중 고교 졸업 예정 또는 대학 선수 등 국내 선수들을 제치고 공개된 공식 기록도 없고 나이도 많은 황미우를 선택했다. 키도 165cm로 크지 않은 편이다.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삼성생명은 새롭게 육성 강화에 나섰다. 임 감독은 “(황)미우의 대학 시절 경기 비디오를 봤는데 기본기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에는 3,000개가 넘는 아마추어 팀이 있다. 한국은 최근 선수 풀이 좁아졌다. 경기와 성적에만 집중하다 보니 기본기가 좋은 선수들이 귀하다”고 설명했다.

WKBL 최초 재일동포 선수가 탄생했다. “한국에 특별한 연고는 없다”는 황미우는 익숙하고도 낯선 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중ㆍ고교를 마치고 대학에 다니며 지역 훈련팀에서 뛰었다. 황미우는 “재일동포가 한국 프로농구에 도전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며 “일본에는 재일동포 농구선수가 1,000명이 있다”고 언급했다.

황미우는 3년 전까지 교토 간사이 지역 훈련팀인 P,Yes,P에서 뛰었다. 일본에서 황미우를 발탁한 스포츠 에이전트 정용기씨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농구가 어려웠다고 생각했다. 특히 여자농구는 저변이 얕고 경쟁력이 좀 떨어진지 오래 됐다. 어떻게 하면 한국 농구를 강화할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일본 시스템 안에서 잘 자란 선수를 떠올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씨는 “일본에는 재일동포끼리 하는 농구 클럽도 있다. 그 중에서 황미우를 보고 한 눈에 꽂혔다”며 “재일동포 중에는 슛이 짱이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WKBL 팀들에 황미우의 전력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삼성생명의 강점이 될 수 있다. 황미우는 공개된 공식 경기 기록이 없다. 그는 “아직 한국의 유명한 선수를 잘 모른다”며 “이제 훈련을 하면서 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 선수가 베테랑이나 유명세를 탄 선수를 처음 만나면 위축되면서 제 기량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온다. 이에 반해 아직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황미우는 적극적인 공격력이 강점이 될 수 있다.

의지와 열정도 충만하다. 황미우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대학교 때 무릎을 다쳐서 못하다 졸업 후 다시 하게 됐다. 헬스장 사무직 일을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농구를 했다”고 농구에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지역 훈련팀에서는 체육강습회도 혼자 찾아가 훈련을 해야 한다. 그래서 작년 12월 한국에서 프로농구 선수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 올해 3월부터는 하던 일을 다 그만두고 훈련에만 매진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 역시 “(황)미우는 열정도 좋은데 절실함이 있다. 운동 선수는 절실함이 있어야 발전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생명 박다정이 지난 7월 WJBL 미쓰비시와 연습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사진=WKBL 제공

일본 여자농구는 정작 일본에서보다 해외에서 인정받는다. 일본 역시 농구보다는 야구가 인기가 좋고 여자 프로농구는 그 중에서도 찬밥 신세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다르다. 지난 7월 일본 여자 농구 대표팀은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 정상에 올랐다. 호주와 결승에서 74-73로 한 점차 명승부를 펼쳤다. 이 대회에는 아시아 6개국을 포함해 올해 첫 출전한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까지 총 8개국이 참가했다. 일본은 2013년,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3연패를 달성해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 팀으로 공인 받았다. 한국은 중국과 3ㆍ4위전에서 51-75로 대패해 4위에 그쳤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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