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연합회, 관리 개선 촉구
단독 작업·야간 근무 등 규정 어겨

최근 ‘제주 실습생 사망’ 사건은 실습업체 관리부실 및 정부당국 무책임 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 문제를 지적해온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는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전 대책 없는 현장과 관리 감독에 무책임했던 교육당국이 실습생을 죽였다”며 수사기관 및 정부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특성화고 졸업반이던 이민호(19)군은 9일 제주시 구좌읍 소재 공장에서 작업 중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연합회 자체 조사 결과, 당초 지게차 운전 능력을 인정 받아 해당 업무로 현장실습을 하게 된 이군은 실습 도중 음료 포장 라인으로 변경됐다. 이군은 5일 교육 후 음료 포장 기계를 작업장에서 홀로 도맡다 사고를 당했다. 이는 현장실습생을 성실하게 지도할 담당자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현장실습 표준협약서’상 사업주의 의무를 위배했다는 게 연합회 주장이다.
연합회는 “이군이 9월부터 매일 약 11~12시간씩 근무했고, 밤 10시30분까지 일하거나 토요일에도 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협약서상 현장실습생 노동은 1일 7시간으로 제한돼 있고, 불가피한 경우에도 실습생 동의 하에 1일 1시간만 연장하도록 돼 있다. 또 야간 및 휴일엔 현장실습을 시킬 수 없다.
연합회는 “기계 노후화 및 이상 정황이 있음에도 업체가 사고 책임을 이군에게만 묻고 있는 만큼 이미 신청 처리된 산재보험신청서를 다시 작성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당국 역시 해당 사고에 대한 진상조사뿐 아니라 전국 현장실습업체에 대한 전수 조사를 거쳐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현장실습제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글ㆍ사진=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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