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다음 달 6일 일본으로 출국해 2017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풋볼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에 출전한다. 9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참가국이 4개에 불과한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지 않는 대회로 권위가 다소 떨어지는 친선전에 가깝다. A매치 데이에 열리지 않기에 해외파 차출이 불가능하고 시즌이 끝난 K리그를 포함해 일본,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신 감독은 지난 21일 동아시안컵 출전 명단 24명을 발표했고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5ㆍ토트넘)과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 등 유럽에서 뛰는 주축 선수들이 제외됐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선수단을 꾸렸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은 이 대회 최다 우승(3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에는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전 감독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동아시안컵을 향한 신태용호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이지만 결과에 따라 돌아오는 길은 가시밭길이 될 수도 있다. 화두는 단연 경기력이다. 러시아 월드컵을 약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경기력이 일정 궤도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신태용호는 월드컵까지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 ‘1.5~2군 스쿼드’라는 주장은 맞서는 상대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방패막이가 될 수 없다. 김태륭 KBS 해설위원은 “이번 대표팀 명단은 80% 이상의 전력이 갖춰진 스쿼드”라고 평가했다.
신태용호/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특히 이번에 꾸려진 수비진은 월드컵까지 그대로 갈 확률이 높다. 지난 10월 유럽 원정 당시 수비에서 잦은 실수로 불안함을 노출했던 만큼 신 감독은 수비 전술에 집중적으로 신경 써야만 한다. 한 축구 관계자는 “11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평가전을 통해 신태용호의 플랜A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위해선 다채로운 전술적 카드가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아시아컵은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다양성 등 위기관리 능력을 실험하는 무대”라고 덧붙였다.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선보일 모습이 월드컵과 맞닿아 있음을 시사한다. 김태륭 위원 역시 “월드컵이 안 걸려 있으면 이벤트로 생각할 수 있는데 아마 가볍게는 못 할 것이다. 만약 참패를 하더라도 월드컵이 코 앞이라 그대로 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으로서는 결코 가볍지 않은 대회다.
특히 한국이 치를 3경기 중 마지막은 한일전이다. 종목을 막론하고 한일전은 언제나 팬들의 눈이 쏠리는 숙명의 대결로 인식된다. 더구나 최근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에서 야구 대표팀이 일본에 내리 2패한 것도 적잖은 부담거리다. 스포츠 팬들은 야구의 패배를 축구 한일전 승리로 보상을 원하며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있다. 둘 사이 직접적 연관성은 없음에도 한일전은 이처럼 언제나 승리해야만 하는 명분이 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한일전 패배는 신 감독 거취를 둘러싼 비판 여론에 자칫 불을 다시 지필 위험도 있다. 신태용 감독도 한일전을 의식한 듯 보였다. 그는 "한일전이 잘못되면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선수들 사기 문제도 있다. 이길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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