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귀순 병사의 신체 상태를 공개한 이국종 아주대 교수에 대해 ‘인격 테러’라고 비난한 김종대(사진) 정의당 의원이 “논란이 확대된 1차적 책임은 교수님께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한 인간의 몸이 똥과 벌레로 오염되었다는 극단적 이미지는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으며, 그 뒤에 이어진 공포와 혐오의 감정도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며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환자의 개인 정보 누설을 막는)의료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귀순 병사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는 글을 올리고 이 교수가 언론 브리핑에서 귀순 병사의 신체 상태를 공개한 일이 옳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지난 21일 한 매체에 억울함을 나타냈다. 귀순 병사의 상태 공개는 합동참모본부와 상의로 결정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난은 견디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 김 의원은 22일 글에서 “공공의 관심 때문에 무엇을 공개했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그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것이 법의 정신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이날 글을 접한 SNS 이용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김 의원 글이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고, 또 다른 이용자들은 ‘국민의 알 권리’보다 귀순 병사의 인권을 중요시한 김 의원 시각에 동의하기도 했다.
현재 귀순 병사는 지난 13일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복부, 어깨 등 5~6군데 총상을 입고 아주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15일에는 복강 세척 등 2차 수술이 진행됐다.
귀순 병사의 수술은 ‘아덴만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이 교수가 집도해 화제가 됐다. 이 교수는 지난 2011년 ‘아덴만의 여명’이라고 불리는 소말리아 해적 납치 인질 구출 작전에서 피랍 선박 선장인 석해균 씨 수술을 맡기도 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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