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짝퉁’ 명품시계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특정 장소에서만 판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 들어선 한국 여행객들의 이동 경로에 맞춰 움직이면서 적극적인 호객행위를 보이고 있다.
22일 홍콩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홍콩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68만7,23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 늘었다. 홍콩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비교적 저렴한 관광비용에 편리한 쇼핑 환경까지 갖추면서 국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게 여행업계 설명이다.
한국 관광객 증가에 따라 홍콩 현지에선 위조 시계 판매업자들도 밀착형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홍콩을 다녀왔다는 회사원 이모(36)씨는 “지난 2008년에도 홍콩을 방문했을 때 ‘짝퉁’시계를 사라며 권유 받은 적이 있었다”며 “이전에는 시장에서 손짓, 몸짓으로 판매를 권유했는데 이젠 아예 능숙한 한국말로 다가와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보니 한국인이 주요 판매 대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인들을 주요 목표 대상으로 삼고 있는 데는 ‘짝퉁’에 대한 국내 관광객들의 높은 관심도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홍콩 침사추이 인근 ‘청킹 맨션’근처에서 4년째 위조 명품시계를 판매했다는 한 아랍인은 “일본이나 중국인도 시계에 흥미가 보이지만 한국인이 ‘짝퉁’ 명품시계에 더 관심을 갖고 하루에 두 명꼴로 시계를 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40~50대로 보이는 한국인이 시계를 많이 사갔다면 최근에는 20~30대 한국인들도 4,000~6,000 홍콩달러(한화 약 56~84만원)를 지불하고 시계를 구매해 간다”며 현재 상황을 귀띔했다.
하지만 위조된 시계는 가격에 비해 품질이 조악하고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내구성에 문제가 많다. 지난 3월 홍콩 여행 중 현지에서 위조 명품시계를 구매했다는 회사원 정모(38)씨는 “명품 시계를 착용해보고 싶은 마음에 약 60만원을 주고 ‘짝퉁’시계를 산 적이 있다”며 “기본 방수도 되지 않아서 시계방에서 돈을 주고 물을 뺀 적도 있고 두 달 정도 사용하니 줄도 끊어지는 데다 시간도 자주 틀려서 결국 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 한 해에만 768점의 위조 시계를 적발해 압수했다”며 “위조품 밀매 전과가 없는 사람이 위조 시계 하나를 착용하고 들어오면 단속을 피할 수도 있지만 품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매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홍인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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