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컷 즉석사진기가 젊은 층에서 유행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를 떠올리게 하는 흑백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올 초 4컷 즉석사진기 업체 ‘인생네컷’의 성공에 힘입어 유사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길거리에서 4컷 즉석사진기를 보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지난 20일 대구에서 여행 겸 서울을 찾았다는 정지수(24)씨는 서울 홍대에 있는 4컷 즉석사진기에서 사진을 찍었다. 정씨는 “이 거리에서만 10개가 넘는 4컷 사진기를 본 것 같다”며 “인스타그램에서 이 사진기를 보고 친구와 추억을 남기려고 사진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4컷 즉석사진기 열풍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덕도 있다.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일명 ‘인스타스타’, ‘페북스타’들이 재치 있는 4컷 즉석사진을 자신들 계정에 올리면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대학생 박모(23)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스타 커플이 표정을 바꿔가며 4컷 사진을 찍은 것을 봤는데, 따라 찍어보고 싶어서 4컷 사진을 찍게 됐다”고 했다.
4컷 즉석사진기 업체들 역시 SNS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기계에는 인스타그램에 4컷 즉석사진 촬영 후기를 올려달라는 문구가 붙어있기도 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21일 “초창기에 페이스북 등에 홍보를 했다”며 “SNS 홍보가 있어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4컷 즉석사진기가 인기를 끌면서 크고 작은 잡음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고 도용 문제가 있다.
인생네컷 측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에 자신들 로고를 무단 사용한 업체를 향해 경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인생네컷 관계자는 21일 “4컷 즉석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형뽑기방을 하던 분들이 사진기를 제작해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로고 무단 사용 문제뿐 아니라 사업 확장에만 신경 쓰는 다른 업체들 때문에 ‘제2의 인형뽑기방’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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